사면을 대가로 우크라이나 전쟁터로 간 러시아 죄수들 가운데 과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렌타루에 따르면 악마를 숭배하는 범죄조직 일원으로 10대 청소년들을 살해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던 니콜라이 오글로블랴크는 복역 중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뒤 최근 고향인 서부 야로슬라블 지역에 돌아왔다.
원래대로라면 그는 2030년까지 감옥에서 지내야 했지만, 올해 봄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자원한 뒤 6개월 동안 복무하다가 부상해 사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발생한 반정부 성향 언론인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살해 사건에 연루된 전직 경찰관 세르게이 하지쿠르반노프도 비슷한 사례에 속한다.
그는 다른 형사사건으로 기소돼 2010년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2014년 뒤늦게 폴리트코프스카야 살해 사건에도 연루된 사실이 입증돼 형기가 20년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하지쿠르반노프는 2027년까지 복역해야 하지만 작년 말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신청해 러시아군에 편성됐다.
그는 현재 공식적으로 사면받은 상태며, 의용병 신분으로 전장에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전에 참전 중인 블라디슬라프 카뉴스는 2020년 1월 중서부 케메로보주에서 발생한 끔찍한 살인사건 범인이다.
당시 그는 변심한 여자친구를 자기 아파트로 부른 뒤 다시 만날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구타 후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체는 무자비한 범행 탓에 당시 검찰이 재판에서 카뉴스가 옛 여자친구에게 가한 상해 부위 100여곳을 설명하는 데만 7분이 걸렸다고 전했다.
2022년 7월 법원은 그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지만, 그는 감옥에서 1년만 지낸 뒤 올해 여름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을 하고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했다.
이밖에 연해주 범죄단체 조직원이었던 알렉산드르 코브툰은 복역 중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했다가 지난 1월 사망했다.
그가 속했던 범죄조직은 강도에 사용할 무기를 확보할 목적으로 2010년 경찰관을 살해하고 경찰서를 방화하는 등 범행을 저질렀다.
수사 당국에 체포된 코브툰은 2014년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형기가 징역 25년으로 감형됐다.
우크라이나전 참전 후 사면을 받았다가 다시 범행을 저질러 재판에 넘겨진 사례도 있다.
2020년 10월 남서부 볼고그라드 지역에서 저지른 살인 범죄로 징역 11년을 선고받았던 아르센 메르코냔은 우크라이나 참전 후 부상해 지난 4월 사면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후 메르코냔은 전처와 미성년자 딸, 과거 자신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던 판사 등에게 살해 협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군은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후 병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등을 통해 교도소에 수감중인 죄수들을 용병으로 기용해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