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출산 문제 해법으로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는데요.
외국인 일손을 빌려 맞벌이 가정의 가사와 육아 돌봄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인데, 정부도 연내 필리핀 등 외국인 가사근로자 100명을 서울에 시범 도입하겠단 계획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출퇴근형 외국인 가사대행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에선 높은 비용 부담에도 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사례가 외국인 가사근로자 시범 도입을 앞둔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전민정 기자가 전합니다.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에 있는 파소나 그룹.
이 회사는 일본의 외국인 가사근로자 서비스를 운영 중인 인재파견업체 중 한 곳입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돌봄 인력이 고령화되면서 일본은 지난 2017년 외국인 가사근로자 제도를 도입했는데,
입주형인 싱가포르, 홍콩과 달리 출퇴근하면서 가정에서 일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택했습니다.
파소나에 고용된 외국인 가사근로자는 요리·세탁·청소 등 가사만을 전담하면서도 기숙사비, 관리비 등을 제외하고 월 20만엔, 우리 돈으로 약 175만원의 임금을 받습니다.
내국인 가사근로자가 받는 급여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주로 세대 소득 1천만엔(8,74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이 이용 대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비용 부담에도 철저한 교육과 관리로 신뢰도가 높아지며 그 수요는 크게 늘고 있는 상황.
파소나에서 고용 중인 필리핀 가사근로자는 현재 55명인데, 내년 3월까지 100명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후미코 타무라 / 파소나 그룹 이사 : 다른 나라의 가사근로자 서비스와는 다르게 일본에서는 단시간 이용이 가능합니다. (이용자의 재정상황에 맞게) 주 1회 또는 월 1회로 이용 빈도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르면 올해 연말, 우리나라에도 외국인 가사근로자 100명이 서울에 들어옵니다.
일본과는 달리 집안일 뿐만 아니라 육아도 맡길 예정인데, 문제는 이를 제공하는 국가가 별로 없다는 점.
이 때문에 연내 도입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근본적으로 저출산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전망까지 나옵니다.
[조혁진 /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우리나라에선 가사관리에 아이돌봄까지 맡기고 싶어하는데 최저임금만 준다면 외국인, 내국인 문제가 아니라 일할 사람 자체가 없을 것입니다. 원점 재검토가 맞다고 보고, 공적 돌봄체계를 확대하는 방식이 선행돼야….]
한국보다 앞서 외국인 가사대행 서비스를 시작한 이곳 일본에선 맞벌이 가정이 늘며 관련 시장이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국인과의 임금차별을 없애 비용부담이 커지고 인권 침해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려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