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가 내놓은 기업지배구조 정책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았다.
22일 KCGI자산운용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가 내놓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정책' 공시에 대해 "독립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한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KCGI자산운용은 지난 8월 현대엘리벨이터에 주주 서한을 발송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행동주의에 나선바 있다.
실제로 지난주 현대엘리베이터 최대 주주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등기이사 사임을 결정했다. KCGI운용은 "이사회 정상화의 첫 단추"라고 평가하며 현 회장이 사임 이후에 현대엘리베이터 등으로부터 급여를 수령하거나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보겠는 입장을 표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이 발표한 주주환원 계획에 대해서는 "이번 공시에서 근원적 수익성 개선 대책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평가했다. 지속 가능한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 대책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KCGI자산운용 측은 "현재 현대엘리베이터의 주력 사업인 승강기 사업 이외에도 부동산, 호텔, 금융업 등에 고정자산의 60%가 편중되어 있다"며 "해당 비주력 사업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KCGI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자사주를 악용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는 지난 10일 2.97% 규모의 자사주를 우리사주 조합에 처분했다. KCGI운용은 이와 관련해 최대 주주 및 경영진에 대한 우호 의결권 확보의 목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현재 7.64%에 달하는 기보유 자사주를 전량 소각해야 한다는 게 KCGI운용의 요구다.
이날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쉰들러홀딩스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명재엽 KCGI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쉰들러홀딩스뿐 아니라 다른 모든 주주들도 저희와 같은 주주라고 생각하기에 기업 가치나 지배구조에 대해 생각을 같이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쉰들러홀딩스가 지나친 외인 자본이라는 얘기 나오는데, 글로벌 시대에서 외국인 내국인 투자자 구분하는 것 맞지 않고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명 팀장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영업이익이 780억 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이상 늘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단가 인상 그리고 투입 원가의 하락으로 일어난 현상이며 해외 부분에 있어서는 특별한 수익성 개선이 일어나지 않고 있어 현재 회사 측에 지속적인 개선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22일 오전 10시 58분 현대엘리베이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11% 오른 4만 5,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정은 회장이 17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 의장에서 사임한다고 밝혔지만 17일 당일 주가는 오히려 -0.32% 하락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KCGI운용의 개입이 어느 정도 주가에 이미 선반영 되어있다고 봤다. 익명의 한 증권사 연구원은 "KCGI가 들어온 것에 대해 이미 시장이 인지를 하고 있고 어떠한 주주 요구를 할 것이라는지도 알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기에 그동안 현대엘리베이의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이런 부분이 이미 반영이 되어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 적정성을 묻는 질문엔 "국내 건설 경기가 워낙 안 좋은 상황이다 보니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조금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엘리베이터 업계에서 차지하는 입지라든지 해외 업체들을 비교해 봤을 때 적정 수준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