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여아까지 물에 잠겼다…伊 이주민 보트 침몰

입력 2023-11-22 05:33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 앞바다에서 이주민 약 50명을 태운 보트가 침몰해 두 살배기 여아가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됐다고 안사(ANSA) 통신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해안경비대가 42명을 구조했지만 두 살배기 여아는 항구에 도착하기 직전에 숨졌다"고 말했다. 여아의 국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탈리아 당국은 사고 해역에 해안경비선과 헬리콥터를 파견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실종자 8명 중에는 어린이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아프리카에 가까운 람페두사섬에는 올해 들어 이주민을 태운 보트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내무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이주민 15만777명이 지중해를 건너 이 섬에 도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9만4천여명에 비해 40% 이상 급증했다.

최악의 이주민 위기를 맞은 이탈리아는 제3국인 알바니아에 이주민 수용 시설을 짓기로 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6일 수도 로마에서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와 만나 한 번에 3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주민 수용 시설 두 곳을 알바니아에 건설하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를 통해 내년 봄부터 연간 최대 3만6천명의 망명 신청자 심사·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야니 부총리는 정부가 이 협정의 비준 동의안을 곧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면서 "이주민들은 이탈리아와 유럽 규정에 명시된 것과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역시 지난해 4월 르완다 정부와 협약을 맺고 자국에 들어온 불법 이주민들을 르완다로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사법부가 제동을 걸었다.

영국 대법원은 지난 15일 정부 계획에 대해 "르완다는 안전한 제3국이 아니므로" 위법이라는 항소심 판결을 만장일치로 인정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탈리아와 알바니아의 협정이 영국과 르완다 간 협정과 유사하다며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타야니 부총리는 "이번 협약은 영국과 르완다 간 협약과는 비교할 수 없다"며 "망명 신청 처리를 제3국에 아웃소싱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알바니아는 곧 유럽연합(EU)에 가입할 것이며, 유럽평의회의 일원이 될 것"이라며 "국제적으로 보장된 이주민의 권리를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