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유가 뭐야
떨어지는 유가에 항공과 운송주는 기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전체 업종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건데요. 코스피 전체 항공주가 상승했고요.
국내 최대 물류 회사 CJ대한통운은 10% 넘게 올랐습니다. 최근 2년간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운송, 보관, 하역이 주 업종인 만큼 대한통운의 핵심 원재료는 경유입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경유를 사는데 쓰는 돈이 지난해 보다 20% 줄어든 걸로 파악되는데, 국제 유가 하락에 더 아낄 수 있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운송 업체 가운데에서도 CJ대한통운이 주목받은 배경으로는 이익의 질이 꼽힙니다. 3분기 택배사업부만 떼고 본 영업이익은 1,248억 원으로 한진이나 롯데를 압도합니다. 오늘 거래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88억, 32억 원 순매수했는데요. 주가 급등세에 주주들 사이에서는 "먼일이고", "누가 주문 실수했나" 등의 반응이 나왔는데요.
●아쉬운 '드라마'
엔터 업종은 부진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중에서도 음반 제작사들의 낙폭이 컸는데요. 대장주 하이브가 7% 넘게 빠졌고, JYP Ent,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이 최고 1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주가 하락은 기관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 때문입니다. 이번 한 주 기관은 하이브를 770억 넘게, JYP와 에스엠은 각각 288억, 305억 원 팔았습니다. 연말 수익률 마감을 앞두고 보인 행보라 관심이 커지는데요. 경제적 측면에서 내다본 K팝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는 판단입니다.
실제로 에스엠 대표 그룹 에스파의 새 앨범 '드라마'의 첫날 판매량이 전작의 반토막이 났죠. 기존 앨범 판매량 상당수가 중국 물량이었던 탓에 역성장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분석입니다. 오프라인 콘서트가 열리면서 음반에 집중됐던 팬들의 소비가 분산된 영향도 있습니다. 아시아권 밖으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화려하지 않은 고백
또 하나의 에코프로그룹주가 코스피에 상장했습니다. 2차전지 전구체를 만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인데요. 공모가 보다 58% 오른 가격에 첫 거래를 마쳤습니다.
앞서 김병훈 대표는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분기 영업실적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 점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한 바 있죠. 에코프로머티는 3분기 69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유로는 미국의 고금리 영향 등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점을 들었습니다. 파두 사태로 불거진 '뻥튀기 IPO' 논란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실적 부진을 밝힌 셈이죠.
오늘 거래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팔았고, 개인은 2,400억 원 가까이 사들였습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 9천억 원. 지난달 코스피에 상장한 두산로보틱스를 넘어 코스피 85위에 올랐습니다. 네 번째 그룹사 상장이 이뤄진 오늘,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등은 일제히 하락 마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