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이면 제주 말고 해외" 비용 계산해보니

입력 2023-11-16 15:32


고물가로 제주 관광 비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돈을 더 내더라도 차라리 해외를 가겠다"는 여행객 심리를 헤아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2015년부터 진행한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천명 대상) 결과 올해(1∼10월) 3박4일 기준 여행자 1인당 지출 금액은 제주 52만8천원, 해외 115만7천원이라고 밝혔다. 국내 여행지 전체의 평균 비용은 33만9천원이다.

국내여행 평균에 비해 제주도는 1.6배, 해외여행은 3.4배 가량 더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을 고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제주의 높은 물가를 지적하며 "제주에 가느니 해외를 가겠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사실 해외로 가면 제주 여행의 2배 이상을 지출하게 된다는 조사 결과다.

이에 대해 컨슈머인사이트는 "사람들의 속뜻은 '제주가 해외의 반값이라도 가고 싶지 않다'이며, 많은 사람이 이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 "'제주도 가느라 1.6배 쓰는 것보다 해외 가느라 3.4배 쓰는 것이 낫다'는 여행계획이 많은 이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20년 대비 2021년의 여행 경비 상승률은 국내 18%, 해외 21%였는데 제주도는 15%로 가장 낮았다. 반면 강원도는 31%로 가장 크게 올라 한동안 (강원 지역에 대한) 바가지 논란이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반면 2021년 대비 2022년의 비용 변화는 국내와 해외가 모두 3% 증가율을 보였는데, 제주도는 14%나 크게 증가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강원도는 최악의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행비 11% 감소를 실현해 전년도의 악재를 단숨에 털어냈다"고 설명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제주는 나 홀로 2021년 비용 수준 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고비용에 머물렀다"며 "그 결과 제주는 '물가·상도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불명예를 쓰고 '그 돈이면 해외로 갈' 여행지라는 오래된 오명을 다시 불러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