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사 1명이 평균적으로 1년에 진료하는 환자의 수가 6천명 이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단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한국은 환자 1명이 1년에 진료로 만나는 의사의 수도 가장 많았다.
16일 OECD가 최근 공개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3'(Health at a Glance 2023)을 보면, 2021년 한국의 의사 1인당 진료건수는 6천113명으로 관련 통계가 있는 OECD 32개국 가운데 가장 많았다.
OECD 평균인 1천788명의 3.4배에 달했으며 2번째로 많은 일본(4천288명)보다도 1천800여명이나 많았다. 한국의 의사는 1인당 진료 건수가 가장 적은 그리스(428명)의 의사보다 14.3배나 많은 환자를 진료했다.
의사당 진료 건수가 많은 것은 의사수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여러 의료기관을 번갈아 이용하는 환자들의 '의료쇼핑' 관행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환자 1명이 연간 대면진료를 받는 의사의 수는 15.7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았다. 관련 자료가 있는 32개국 평균인 6.0명의 2.6배에 달했다.
한국의 인구 1천명당 의사수는 2.6명으로 OECD 평균인 3.7명에 한참 못미쳤다.
의사가 진료를 본 환자수가 많으니 진료 시간은 짧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OECD 자료에 관련 통계는 없지만, 여나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19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1차 의료 진료시간은 평균 4.3분으로 OECD 평균(16.4분)의 4분의 1 수준으로 짧았다.
의사와 진료 중 충분한 시간을 보냈는지에 대한 지표(2020년 기준)에서 한국은 OECD 19개 회원국 중 끝에서 5번째(15위)였다. 한국 환자들은 이 지표에 대해 75.0%가 긍정해 OECD 평균(81.7%)보다 낮았다.
한편 건강보험과 의료급여의 보장성에서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었다. 정부(의료급여)와 의무보험(건강보험)의 지출이 전체 의료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보장성)은 62%로, 관련 자료가 있는 OECD 32개 회원국 중 브라질(41%)을 제외하고 가장 낮았다.
OECD 평균(76%)보다 14%포인트나 낮았고, 가장 높은 룩셈부르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86%와 비교하면 24%포인트나 떨어졌다.
한국은 가구 소비 중 의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1%로, 관련 자료가 있는 38개 회원국중 가장 높았다. 회원국 평균인 3.3%의 2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가장 낮은 크로아티아나 튀르키예(이상 1.4%)의 4.4배나 됐다.
보장성이 낮고 의료비 지출 비중이 크면서 재난적 의료비를 지출하는 가구의 비율 역시 높은 편이었다.
한국은 재난적 의료비 지출 가구의 비중이 7.5%(2016년 기준)로 관련 자료가 있는 28개국 평균(5.4%)보다 2.1%포인트나 높았다. 재난적 의료비는 가구의 지불능력 대비 의료비 지출이 40% 이상인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