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도그 하나 어디갔어"…가격인상 대신 '꼼수'

입력 2023-11-12 07:32
수정 2023-11-12 07:41


고물가 시대에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대신 양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이 원가 상승 압박을 받을 때 소비자 저항이 거셀 수 있는 제품 가격 인상 대신 '양 줄이기'를 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에게는 숨은 가격 인상인 셈이어서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풀무원이 핫도그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둔 채 한 봉당 개수를 5개(500g)에서 4개(400g)로 줄인 것은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롯데웰푸드(카스타드·꼬깔콘), 농심(오징어집·양파링), 동원F&B(양반김·참치캔), 해태(고향만두) 등도 지난해와 올해 제품 함량을 줄였지만,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연합뉴스에 "과거에도 그랬지만 은근슬쩍 양을 줄이면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이 오른 셈"이라면서 "소비자가 모르게 하려고 교묘하게 양을 줄이는 것이다. 소비자가 속은 느낌을 들게 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품량을 줄이면 소비자가 인지하기 어렵다"면서 "매장에 안내판을 붙이거나 해서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제조업자가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알리도록 정부가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뿐 아니다.

지난 9월 프랑스 슈퍼마켓 체인 카르푸는 가격 인하 없이 용량이 작아진 제품에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여 화제가 됐다.

캐나다는 지난달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산업장관이 '슈링크플레이션'처럼 소비자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적발하고 조사하는 '식료품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제품 용량을 변경할 때 소비자에게 고지하는 것을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도 '슈링크플레이션'은 소비자 보호에 문제가 있다면서 이를 막을 법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