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5년간 1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던 카카오[035720]의 올해 상반기 직원 수가 되레 줄어 목표 달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12일 IC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공동체(그룹) 총직원 수는 최근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하고 지난 6월 말 기준 1만6천375명으로 파악됐다.
작년 말 1만6천519명에 비해 144명 줄어든 수치다.
채용 약속 전인 2021년 말 1만4천178명에 비해서는 2천197명 늘었다.
그러나 카카오가 작년부터 연평균 2천 명을 채용하겠다던 약속과는 차이가 크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9일 정부와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고 5년간 5천억원을 투입해 1만 명의 직접 채용을 포함해 2만 명 이상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약속했다.
카카오는 김부겸 당시 국무총리가 개최한 민관 합동 일자리 프로젝트 '청년 희망 온' 간담회에서 매년 2천명씩 5년간 채용하겠다며 정부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카카오페이[377300] 임원 8명이 회사 상장 한 달 만에 878억원어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매각해 '먹튀' 논란에 휩싸였던 시기에 열린 행사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김성수·홍은택 부회장, 남궁훈 대표 내정자 등 당시 최고경영진이 총출동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협력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카카오 직원 수가 작년 한 해 반짝 증가했다가 올해 감소하자 작년 2월 채용 확대 계획 발표가 면피성 대책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가 올 하반기에도 채용을 자제한 채 직원 수를 줄였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기업간거래(B2B) 사업 전문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7월부터 두 차례 희망퇴직 과정에서 직원 수가 400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ICT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카카오는 급할 때는 골목상권 침해 사업 철수나 계열사 축소 약속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 대중의 관심이 줄어들면 슬그머니 원상 복귀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고용 확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앞으로 발표하는 쇄신 방안에 대해서도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는 경영환경 불확실성 증가로 채용 속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IT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채용을 많이 하고 있으므로 면피성 대책이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대응한 조직구조의 효율적 개편을 마치고 나면 채용이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