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특정 국가에서 다국적기업의 소득에 대해 최저한세율 15%보다 낮은 실효세율이 적용될 때, 다른 국가에 추가 과세권을 부여하는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가 시행된다.
구글, 애플 등 여러 국가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주로 적용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9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최저한세는 기업의 조세회피를 방지하고 국가 간 법인세율 인하 과열 경쟁을 막는 취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0개국(G20) 포괄적이행체계(IF)에서 합의한 사항이다.
이행체계엔 현재 143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관련 규정을 담은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적용 대상은 직전 4개 사업연도 중 2개 연도 이상의 연결재무제표 매출액이 7억5천만유로(약 1조원) 이상인 다국적기업 그룹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200여개 기업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는 기본적으로 소득산입규칙에 따라 운영된다. 다국적 기업 그룹의 해외 자회사가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최저한세율(15%)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경우, 국가별로 계산한 실효세율(조정대상조세를 글로벌최저한세소득으로 나눈 값)을 기준으로 15%에 미달하는 만큼 추가 과세한다.
즉 저세율 국가에 위치한 해외 자회사의 실효세율 부담이 10%라면 미달 세액인 5%만큼을 본사(최종 모회사)가 있는 자국에서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조정대상조세는 법인세비용에 조정사항을 반영한 세액을, 글로벌최저한세소득은 순손익에 조정사항을 반영한 소득을 말한다.
이번 시행령에서는 그룹, 지배지분, 연결재무제표 등 주요 용어들의 개념과 제외 기업의 요건을 규정했다. 정부기관, 국제기구, 비영리기구, 연금펀드, 투자펀드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회계상 순손익과 당기법인세 비용에 반영될 구체적인 조정사항과 과세 방법 등도 담겼다.
과세 대상이 되는 기준 금액(7억5천만유로)을 원화로 환산할 때는 해당 사업연도 직전 연도의 12월 평균 유럽중앙은행(ECB)의 고시환율을 사용하도록 했다.
기재부는 "이번 시행령의 개정을 통해 기업들은 글로벌최저한세 제도의 적용 여부, 추가적인 세 부담의 계산 등 글로벌최저한세 제도의 도입에 따른 구체적인 영향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음달 7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친 뒤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다음달 중 개정안을 공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