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6월까지 공매도를 전면 중단시키고 제도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그 방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의견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제도를 손 본다는 예정인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개선방향이 일치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재근 기자가 공매도를 연구해 온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한국경제TV가 공매도 연구 이력이 있는 전문가 4명에게 제도 개선 방안을 물었습니다.
제도 개선 여부부터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절반인 두 명은 지금의 제도가 개인에 불리하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나머지 두 명은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강화가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먼저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보는 쪽은 개인들이 주식을 빌릴 수 있는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합니다.
기관과 외국인은 한국예탁결제원이 중개한 ‘대차거래 시장’에서 본인들끼리 주식을 빌리는 반면 개인은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증권사는 신용거래를 원하는 투자자가 담보로 맡긴 주식에 한해 공매도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빌려주는데 이를 '대주거래'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주식을 빌려주려면 담보로 맡긴 투자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빌릴 수 있는 주식이 한정적이란 지적이 있어 왔습니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21년 대주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 개수를 기존 6개에서 28개로 늘렸지만, 여전히 대차시장과 대주시장 규모는 최대 100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김정연 /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 개인들이 대주 거래를 통해서 빌려올 수 있는 물량이 굉장히 제한돼 있습니다. 무한정 (주식이) 공급되는 기관 간 시장에 비해서는 주식이 좀 물량이 부족한 게 아닌가…]
공매도 담보 비율이나 상환 기간을 똑같이 해 개인의 공매도 참여 비율을 끌어올리자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담보 비율의 경우 외국인, 기관과 개인의 신용도가 엄연히 다른데 이를 똑같이 하는 건 시장논리에 맞지 않고, 상환 기간은 개인도 필요에 따라 기간을 계속해서 연장할 수 있다는 겁니다.
[왕수봉 / 아주대 경영학 교수: 특별히 신용에 이상이 생기지 않으면 (만기를) 다시 90일 연장이 가능해요. 개인은 만기가 90일 되기 전까지는 누구도 와서 리콜(상환)을 요구할 수 없기 때문에 리콜 리스크에 있어선 기관과 외국인보다 유리하지 않을까…]
문제가 된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선 전문가 4명 중 3명이 사전 보고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집니다.
투자 주체들이 공매도를 하게 될 경우 잔고를 즉각 시스템에 입력하게 해 무차입 공매도인지 아닌지 적발해 내자는 겁니다.
빈기범 교수는 적발 시스템을 만들기 이전에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처벌 수위부터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매도 관련 제도를 전면 개편할 수 있는 시간은 8개월 남짓에 불과한 상황.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제도 개편은 시작부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영상취재: 김영석, 영상편집: 권슬기, CG: 최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