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재외공관을 철수했지만, 반대로 신설을 추진하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국정원 관계자가 밝혔다.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북한의 공관 신설 추진과 관련한 정황이 있어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6일 연합뉴스에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해당 국가가 어디이고 정확히 어떤 정황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달 우간다와 앙골라, 스페인에서 대사관을 폐쇄하고, 홍콩 총영사관도 철수하기로 했다. 통일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로 외화벌이에 차질을 빚어 공관 유지가 어려워 철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수교국은 150개국이 넘지만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재외공관은 점차 축소돼 이번 연쇄 철수 전까지 53개국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폐쇄된 4개국과 2017년 외교관 추방 후 상주 대사관이 없어진 페루 등을 반영하고, 철수설이 제기된 공관까지 추가로 문을 닫는다면 북한의 재외공관 운영국이 40여 개로 줄어들게 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관련 질문에 "최근 우리는 변화된 국제적 환경과 국가 외교정책에 따라 다른 나라 주재 외교 대표부들을 철수 및 신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재외공관이 현지에서 외화벌이로 운영 경비를 자체 조달해야 하는 것은 물론 본국에 상납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이 공관을 신설하는 지역은 북한 공관의 상거래를 묵인하는 국가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재외공관은 합법적인 상거래뿐 아니라 외교관 면책특권과 외교행낭을 활용한 밀수 등 탈법·불법적 거래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행보를 고려하면 구(舊)소련 구성원이나 위성국이 북한의 재외공관 신설 후보 지역으로 전망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이수석 박사는 "북한의 최근 대외관계와 외화 확보 경로 등을 고려한다면 제재 감시를 피해 정보기술(IT)과 건설 같은 분야의 인력 파견, 사이버 공격, 무기 공급 등으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국가이면서 북러 관계 강화에 도움이 되는 곳이 신설 후보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