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고용시장 과열 완화 조짐에 일제히 반등했다. 위험자산의 가격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던 국채금리는 이날도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현지시간 3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4% 오른 4,358.3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하루 전보다 1.38% 뛴 1만 3,478.28, 다우존스 지수는 0.66% 오른 3만 3,061.32로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도 S&P500 지수는 5.29%, 나스닥은 5.71%, 다우지수 4.68% 등 강세를 기록했다.
●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채권 급락…금리인하도 앞당겨지나
이날 시장은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의 10월 신규 실업자가 예상을 크게 하회하고, 고용 과열이 해소되는 것에 주목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3.9%, 실업자 650만 명으로 예상인 3.7%와 직전 기록인 3.8%를 웃돌았다.
비농업 신규 고용도 15만 건으로 다우존스 예상인 17만건을 하회했고,, 8월과 9월 월별 미국의 신규 일자리도 당초 발표보다 줄었다. 9월 33만 6천건으로 시장을 놀라게 했던 고용은 3만 9천건 하향조정됐다.
노동통계국은 "제조업 파업으로 일자리가 줄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10월말까지 파업중인 인력은 전미자동차노조와 미 배우조합 등 총 4만 8,100명에 달한다.
경기가 꺾일 수 있는 나쁜 소식이지만 금융시장은 긴축 완화 신호로 받아들여 채권과 주식 시장이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노동부 발표 직후 국채금리는 낙폭을 키워 10년물 기준 9.2bp내린 4.577%, 2년물은 13bp 빠진 4.845%를 기록했다.
CME그룹에서 제공하는 페드워치 기준 금리인하 전망은 내년 5월 25bp 인하가능성 48.3%, 6월 50bp 인하가능성은 36.1%로 상반기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은 환호했지만 제미이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회장이 지난 1일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주택시장이 고금리로 인해 힘들어지고, 경제활동의 동력이 고갈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등 경계 심리도 여전하다.
특히 다이먼 회장은 환매조건부금리와 하루짜리 오버나이트 금리 등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시장의 압력은 없다면서 향후 금리가 추가로 75bp까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고수했다.
● 고평가 논란 휩싸인 1위 기업…찰리 멍거 "애플 없다면 미래없다"
한편 워런 버핏의 단짝이자 버크셔해서웨이를 함께 이끌고 있는 찰리 멍거 부회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애플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멍거 부회장은 미 정부의 빅테크를 겨냥한 반독점 규제와 해체 논란과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 조차도 틈새시장을 가졌지만 지구를 소유한 건 아니지 않느냐"면서 "그리 중요치 않은 문제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주의에서는 우연히 등장한 몇몇의 승자를 원해야 한다"며 기술기업의 성장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멍거 부회장은 "버크셔해서웨이가 하는 일에 규칙은 없다"면서 "애플이 없다면 버크셔해서웨이의 미래 전망도 덜 낙관적이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중국발 악재로 인한 아이폰 판매 둔화, 맥북 매출 감소 여파로애플은 전날 대비 0.52% 내린 176.65달러에 그쳤다. 전날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는 "신흥 시장에서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며 자신했지만 4분기 실적에 대해 "지난해와 같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멍거 부회장은 지난 1960년대와 최근의 투자환경을 비교한 물음에 "당시엔 상황이 많이 달랐고, 주당 자산 가치가 주당 주식 시장 가치보다 두세 배나 많았다"며 "벤자민 그레이엄은 그런 종류의 주식을 사라고 가르쳤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저평가된 주식을 저평가된 만큼 오래 보유하고 있다가 가격이 정상화되면 팔고 또 다른 저평가된 자산을 사라는 것이었다"면서 "193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약 40년 동안 그렇게 할 수 있었지만, 이제 그런 저평가된 자산은 모두 사라졌다"고 밝혔다.
최근 가격이 다시 급등한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시각을 유지했다. 멍거 부회장은 "인공적인 화폐는 많이 사람들이 그동안 즐기던 레시피에 악취나는 공을 던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문명의 발전은 강력한 통화 덕분"이라면서 애덤 스미스 이후로 자본주의 발전의 중심에 있는 통화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제 원자재는 지정학 위기 속에 큰 변동을 이어갔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전날보다 1.95% 내린 배럴당 80.85달러로 다시 주저앉았다. 국제금값는 0.32% 상승하며 온스당 1,999.80으로 2천달러선에 다시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