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침체일로를 걷는 가운데 이 틈에 인도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2일 (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인도가 올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그 세를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한 투자자가 다보스의 메인 스트리트를 '리틀 인디아'로 표현할 정도로 인도 대표단의 존재감이 대단했다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인도가 움직이기는 어렵긴 하지만, 한 번 움직이면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세계 경제가 위기를 거듭하는 반면 인도는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듯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인도가 뉴델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하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개막식을 선포할 때 인도 주식 시장은 급등했다. 지난 8월에는 달에 우주선까지 착륙시켜 우수한 과학기술 수준을 드러냈다.
글로벌 성장을 이끌던 중국이 경기침체를 겪으며 빈 자리를 드러낸 가운데 인도는 청년인구 급증과 활기차게 돌아가는 공장 등 중국을 계승할만한 이점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인도가 지난 몇 년간 여러 개혁을 추진하면서 이것이 발판이 돼 큰 발전을 이룰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인도는 몇 가지 그럴만한 이유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달리 인도는 서방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는 인도를 긍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요소다.
지난 수십 년간 인도가 주목받는 시기가 있었지만 매번 중국이 앞서 나갔다. 그 결과 인도의 경제 규모는 현재 약 3조5천억 달러(약 4천638조 원) 로 세계 5위지만 중국은 이보다 15조 달러나 큰 세계 2위다.
모디 정부는 2025년까지 인도 경제 규모를 5조 달러로 키우겠다며 기업 투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기반을 다지고 있다. 중국이 30여 년 전에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도로와 항만, 공항과 철도 건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인프라를 확충 중이다. 올해 예산에서만 1천200억 달러를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배정했다.
한편 중국이 수십 년 전 터뜨린 경제 기적을 인도가 재현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윌리 쉬 교수는 "인도는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정부가 외국인 직접 투자에 대한 장애물들을 빨리 제거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중국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HSBC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재 인도는 글로벌 성장엔진 중국의 부진을 채우기에는 엔진 용량이 너무 작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세계 투자의 약 30%를 차지하는 반면, 인도는 5% 미만이다.
보고서는 "중국은 성장을 멈추고 인도는 투자 지출 증가율이 최근 평균보다 3배가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인도 투자 지출이 중국을 따라잡으려면 18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추정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