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인물의 얼굴이 처음으로 미국 동전에 새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미국 조폐국 홈페이지와 미주중앙일보 등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 여성 장애인 인권운동가인 스테이시 박 밀번(Stacey Park Milburn) 25센트(쿼터) 동전 뒷면에 새겨질 예정이다.
지난 1987년 서울에서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밀번 씨는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성장했으며 지난 2020년 5월 19일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태어날 때부터 근육 퇴행성 질환인 선천성 근이영양증을 앓았던 그는 학교에서 장애인 역사 교육을 가르칠 것을 요구하며 관련 법안 작성과 통과에 애썼고 소외된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단체를 만들기도 했다.
또 지난 2014년 오바마 행정부의 직속 기관 지적장애인위원회에서 장애인 정책 자문위원으로 일하는가 하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방역 키트를 만들어 장애인과 저소득층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미국 조폐국은 지난달 17일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얼굴이 담긴 주화 뒷면에 얼굴을 새길 여성 후보자 5명을 최종 발표했는데 이는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미국 수정헌법 제19조 발효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2020년 연방 의회가 통과시킨 법에 따른 것이다.
미국 여성계에서 업적과 공헌도가 큰 인물을 기리기 위한 프로젝트로, 밀번 씨 외에 흑인 언론인 아이다 웰스와 걸스카우트 창립자 줄리엣 고든, 천문학자인 베라 루빈, 흑인 테니스 선수 앨시어 깁슨 등도 포함됐다.
프로그램 책임자인 벤트리스 깁슨 국장은 "주화 제작을 통해 여성들을 예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미국 역사에 공헌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화를 이끈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