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72%↑· 파 25%↑..소비자물가 7개월만에 '최고치'

입력 2023-11-02 10:09
10월 소비자물가 3.8%↑...석달째 3%
고유가에 석유류 하락 폭 축소…농산물 상승률 29개월만에 최대
OECD 기준 근원물가 3.2%↑…생활물가지수 4.6% 올라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8% 상승하며 7개월만에 가장 큰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글로벌 유가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이상기온과 맞물려 농산물값마저 불안해진 탓인데, 물가는 3개월 연속 3%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좀처럼 안정화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6.3%를 정점으로 올해 7월 2.3%까지 내려왔지만 8월 3.4%, 9월 3.7%에 이어 10월에 오름폭을 키웠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는 1년 전과 비교하면 1.3% 하락했지만 전년동월비 하락 폭은 7월 -25.9%, 8월 -11.0%, 9월 -4.9% 등으로 크게 축소됐다.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25.9%, 8월에는 -11%로 물가 안정에 기여했지만, 지난 9월에는 하락 폭이 4.9%에 그쳤고 지난달에는 1%대로 더 줄었다.

경유(-7.9%)와 등유(-9.8%), 자동차용 LPG(-11.8%)는 1년 전보다 가격이 하락했지만, 국제 유가 상승으로 휘발유는 6.9% 올랐다.

통계청 김보경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월비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지만, 그 폭이 줄고 있어 3개월 간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올라가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7.3% 올라 전달(3.7%)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채소류(5.3%)를 비롯한 농산물은 13.5%나 뛰었다. 2021년 5월(14.9%)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사과(72.4%), 쌀(19.1%), 토마토(22.8%), 파(24.6%) 등의 오름폭이 컸다.

일반적으로 농산물을 수확하는 가을에는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안정화되지만 올해는 이상저온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수확물이 줄고 출하가 늦어지면서

또 신선 어개·채소·과실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2.1% 올랐다.

이는 지난해 9월(12.8%)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중 신선과실지수는 26.2% 뛰어 2011년 1월(31.9%) 이후 12년 9개월 만에 가장 오름폭이 컸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3.0%였다. 특히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전달(1.8%)보다 0.4%포인트 오른 2.2%로, 지난 2021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6% 상승했다. 전달(3.8%)보다 0.2%포인트 내려가며 다소 둔화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2%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4.6% 상승했다.

김보경 심의관은 "(11월 물가는) 국제유가나 환율 등 외부적 요인이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