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독 2차전지를 신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나서는 기업들이 많았죠.
하지만 뜬금없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한 기업들 깐깐하게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신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들 기업 실태를 조사해보니 당초 계획과 달리 실제 사업을 진행한 경우는 절반에도 못 미쳤고 매출이 발생하는 곳은 10개 가운데 2개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신재근 기자입니다.
<기자><STRONG>
A 기업은 지난해 말 ‘2차전지 셀 제조’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차전지 열풍이 불던터라 이 소식과 함께 주가는 단숨에 10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업진행 과정은 발표 내용과 큰 차이가 났습니다.
2차전지 관련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추진했던 유상증자가 납입 실패로 5차례나 연기됐고, 이제는 유상증자 철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회사를 보는 시장의 시선도 따갑기만 합니다.
신규 사업이 기존 본업과 관련성이 없는데다 기존 사업은 최근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테마에 편승해 주가를 부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만 높아졌습니다.
[인터뷰:금융투자업계 관계자] "관련 업종도 아니고 사업 변화를 확 해 버리니깐 의심이 될 수밖에 없는 거죠. 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지..."
금융감독원이 이같은 기업들을 실제로 조사해 본 결과 투자자들의 뒤통수를 친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2년간 2차전지와 인공지능 등 7개 테마업종을 사업 목적으로 새로 추가한 233개 회사를 분석한 결과 10곳 중 6곳이 사업 추진조차 착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은 절반에도 못 미쳤고, 신사업이 매출로 이어진 경우도 20%에 불과했습니다.
신사업 발표 자체만 확인했다간 올해처럼 테마주로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감독원은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합니다.
[인터뷰:오상완 금융감독원 공시심사실장] "많은 경우 실제 추진 능력이나 사업성에 대한 검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께서는 신사업 추진 발표 자체에 현혹되지 않고 재무 및 경영 상태 등 회사가 그럴 역량이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영상취재: 김영석, 영상편집: 김준호, CG: 최수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