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 원유가 하락했는데...메로나·월드콘 10% 이상 올라"

입력 2023-10-30 14:26
수정 2023-10-30 14:26
소협, 빙과업체들에 '가격 인하' 요구
빙과업체 "유지·설탕·생산비 다 올라...감내 힘들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빙과업체들에게 원유 가격 상승폭보다 과도하게 아이스크림 가격을 인상한 결정을 철회하고 가격을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소협 물가감시센터는 원유 가격 상승을 근거로 단행된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이 타당하지 않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2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롯데웰푸드의 월드콘XQ(160ml)는 10.5%, 빙그레의 투게너 바닐라맛(900ml)는 14.7%, 메로나는 24.3%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소협에 따르면 작년 2월 대비 올해 2월 원유 가격은 5.2% 상승했다. 이에 소협은 "원유 가격 상승에 비해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폭이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이들 아이스크림 중 국내산 원유를 원재료로 하는 제품은 투게더 하나뿐"이라며 "월드콘XQ는 외국산 혼합분유를, 메로나는 수입산 혼합탈지분유를 사용하고 있어 국내산 원유가 변동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소협에 따르면 수입산 탈지·전지 분유는 올해 9월 기준 가격이 22년 평균 가격보다 미국산은 25.3%, BU산은 2.4% 하락했다.

소협은 "올해 2차례나 가격 인상을 실시한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내세우는 원유가 인상에 의한 가격 인상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원유가 부담이 경감됨에 따라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 타당"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소협은 "원유가 외의 다른 원부자재가, 인건비 등의 영향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이들 업체가 가격 인상 시 공통적으로 주장한 국내 원유 가격은 소폭 상승한 것이므로, 원유 상승률의 최대 4배가 넘는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을 단행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협은 "빙과업체들에게 원유 가격 상승폭보다 과도하게 아이스크림 가격을 인상한 결정을 철회하고 오히려 가격을 인하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빙과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빙과업체 관계자는 "원유만 가지고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게 아니다"며 "원유를 비롯해 설탕, 유지 가격도 급등했고 전기세, 인건비 등의 상승 영향으로 더 이상은 감내하기 힘들어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