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바꾸면 1조 줄게"…위키피디아 조롱한 머스크

입력 2023-10-24 20:50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조롱하는 글을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잇달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머스크는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 계정에 위키피디아 공동 창립자 지미 웨일스가 과거에 올린 호소문을 게시하면서 "나는 그들이 이름을 '디키피디아'(Dickipedia)로 바꾸면 그들에게 10억달러(약 1조3천510억원)를 주겠다"고 쓴 뒤 "정확성을 위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가 제안한 새 이름에서 앞부분을 대체한 '딕'(Dick)은 남성의 성기를 의미하는 단어로도 쓰인다.

머스크가 언급한 웨일스의 호소문은 "위키피디아는 영리 추구를 위한 공간이 아니다(Wikipedia is not for sale)"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글이다.

이 게시물에 앞서 그는 위키피디아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 재단이 비영리 방식의 운영을 위해 이용자들에게 후원금을 요청하는 것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머스크는 "여러분은 위키미디어 재단이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원하는지 궁금해한 적이 없느냐"며 "분명히 위키피디아를 운영하는 데는 그런 돈이 필요하지 않다. 말 그대로 그 전체 텍스트의 복사본을 당신의 휴대전화에 넣을 수 있는데, 돈이 무엇 때문에 필요한가?"라고 질문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머스크가 위키피디아를 공격한 배경으로 그동안 웨일스가 머스크를 비판해온 점을 짚었다.

웨일스는 지난 5월 튀르키예 대선을 앞두고 당시 트위터가 튀르키예에서 일부 계정의 콘텐츠 접근을 차단한 조치를 비판하면서 "위키피디아가 한 일: 우리는 원칙을 고수하며 싸웠고 승리했다. 이것은 표현의 자유를 구호가 아닌 원칙으로 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그간 표현의 자유를 줄기차게 외쳤으면서 정작 튀르키예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콘텐츠 차단을 허용한 머스크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칼럼니스트 조 윌리엄스는 이날 신문 칼럼에서 "머스크가 위키피디아를 공격하는 이유는 그것의 존재 자체가 그를 불쾌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윌리엄스는 위키피디아에 대해 "지미 웨일스의 거대한 실험은 수백 개 언어로 된 인간 지식의 오픈소스 집합체를 만들어 냈고, 이는 본질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