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은 만성질환으로 천천히 진행돼, 질환이 있더라도 인식하기 어려운 편이다.
그러나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뜻하지 않게 전립선비대증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감기약 복용 때문이다. 시중에 파는 상당수의 감기약(콧물, 가래, 종합감기약)에 포함된 항히스타민 성분과 에페드린 성분은 방광근의 수축을 방해하거나,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요도를 조인다. 이때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평소보다 소변 보기가 더 힘들어진다.
이준호 노원을지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요즘같이 기온변화가 심한 환절기에는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이 감기약을 복용하고 증상이 악화되거나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찬 채로 배출되지 않아 외래나 응급실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감기약 성분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성 생식 기관인 전립선은 방광 바로 밑에 위치하는데, 방광에서 저장한 소변을 배출시키는 요도는 전립선 중앙을 통과하는 구조다. 때문에 방광근 수축이 잘 안되거나, 전립선이 커져(전립선비대증) 요도가 압박되면 배뇨장애와 통증 등이 생길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배뇨 시 힘이 들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배뇨 후에도 잔뇨감이 느껴질 수 있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자다가도 소변을 보기 위해 자주 깬다. 심한 경우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전립선비대증의 진단은 항문에 직접 손을 넣어 전립선을 만져보고 상태를 검사하는 직장 내 수지검사와 직장 초음파 검사로 진단한다. 만약 직장 내 수지검사를 통해 전립선을 만졌을 때 돌출되고 딱딱하게 만져지면 비대증이 아닌 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로 나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하고, 중등도 이상의 환자에서는 대부분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법을 고려한다.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법 중 대표적인 것이 유로리프트(특수 금속실로 비대해진 전립선을 묶음)와 홀렙수술(레이저로 비대해진 전립선 분리 후 제거)이다.
이준호 교수는 "앞서 언급한 감기약도 환절기 전립선비대증 증상 악화의 주요 원인이지만 추운 날씨나 과도한 음주도 전립선을 붓게 하거나 방광에 무리를 주어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전립선비대증이 의심된다면 외부활동 시 낮은 기온에 대비하고 음주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고, 50대 이상의 남성이라면 전립선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