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예정된 콜로라도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8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침공을 받은 뒤 보복전에 나선 이스라엘 방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당초 이날 예정됐던 "바이든 대통령의 콜로라도 방문은 연기됐으며, 다시 일정을 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지는 바이든 대통령의 출발을 불과 몇 시간 남겨두고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 머물며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초 이날 콜로라도를 방문해 클린에너지 분야 치적 등 자신의 경제정책 성과를 과시하며 내년 대선을 앞둔 지지기반 다지기에 나설 예정이었다.
미국 대통령의 외부 행사 일정이 당일 취소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CNN은 "대통령의 일정은 안보 등 문제로 사전에 세밀하게 조율되며, 당일 연기되는 일은 거의 없다"며 "특히 이번 방문은 공화당의 강경 극우파 로렌 보버트의 지역구라는 점에서 시작 전부터 널리 알려져 있었다"며 사안의 이례성을 강조했다.
앞서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소식통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연대의 의미를 담은 방문을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CNN에 출연, "오늘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 머물기로 한 것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안보 회의를 주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스라엘과 관련해 발표할 내용은 없다"며 "네타냐후 총리로부터 초청이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방문도 발표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이스라엘로 급파, 중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조율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2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카타르, 요르단 등의 정상 또는 실권자와 두루 만났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회동했다.
이날 오전 이스라엘을 재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해 이스라엘 인사들과 다시 만나 확전 방지 및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유지 방안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현재 가자지구 인근에 병력을 집결하고 있으며 지상군 진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이스라엘에서는 최소 1천4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며, 가자지구에서도 전날까지 최소 2천67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