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급차를 총알택시로…김태우도 벌금 500만원

입력 2023-10-16 11:56
"변명의 여지 없는 잘못, 깊이 반성"


그룹 지오디(god) 멤버 김태우(42)가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사설 구급차를 이용했다가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2018년 3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사설 구급차를 타고 서울 성동구 행사장까지 이동했다. 당시 행사 대행업체 직원이 운전기사에게 대신 내준 구급차 이용료는 30만원이었다.

검찰은 올해 3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씨를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법원은 검찰이 기소한 대로 지난 8월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했고, 이를 받아들인 김씨가 정식 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벌금액은 지난 5일 확정됐다.

약식기소는 벌금이나 몰수 등 재산형을 선고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검찰이 판단해 법원에 청구하면 재판 없이 형을 내릴 수 있는 절차다.

김씨는 과거에 사설 구급차를 불법으로 이용한 사실이 언론보도로 알려지자 이날 "변명의 여지 없는 제 잘못"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그는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를 통해 "이번 일로 많은 분께 심려와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고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건이 5년 만에 알려지게 된 이유는 당시 김씨를 태워줬던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 A(44)씨의 판결이 최근에 나왔기 때문이다.

A씨는 2021년 9월 서울에 사무실을 연 사설 구급차 업체에서 대표 B(61)씨와 함께 일했다.

구급차를 보유한 A씨는 다른 운전기사 7명과 함께 B씨에게 보증금과 유사한 지입료를 내고 응급환자 이송 업무를 했다.

구급차는 의료기관이나 응급환자이송업으로 허가받은 경우 등을 제외하면 아무나 운용할 수 없다.

사설 구급차 업체처럼 응급환자이송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특수구급차를 5대 이상 보유해야 하고 자본금도 2억원 넘게 갖고 있어야 한다. 또 면적 66㎡ 이상인 사무실과 구급차를 댈 차고 등도 미리 확보해야 하며 특수구급차 1대당 운전기사 2명과 응급구조사 2명도 둬야 한다.

사실상 혼자서는 사설 구급차를 운용해 돈벌이를 할 수 없다 보니 A씨는 B씨가 만든 협동조합 형태의 법인과 함께 일한 것이다.

B씨 업체는 사무실이 있는 서울에서만 응급환자를 이송해야 하지만 지입 운전기사 A씨는 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19차례나 환자를 이송하고 5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심지어 그는 2020년에 신호위반으로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사건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응급환자를 태운 채 구급차를 몰았다. 2007년부터 음주운전으로 5차례, 무면허 운전으로 3차례 처벌받은 전력도 있었다.

A씨와 B씨 업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5년 전 김씨가 A씨의 사설 구급차를 불법으로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홍준서 판사는 최근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200만원을, B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최근 선고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