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2023 유럽종양학회(ESMO 2023)’에서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Lunit SCOPE)’를 활용해 암 치료효과 예측 유효성 등을 입증하는 9건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고 16일 밝혔다.
루닛은 이번 학회에서 진행성 담도암(BTC), 두경부 편평세포암(HNSCC), 비소세포폐암(NSCLC) 등 여러 암종에 대해 AI 바이오마커를 적용, 치료 반응 예측력을 높이고 임상적 가치를 재확인했다.
주요 연구 중 하나로, 루닛은 진행성 담도암 환자 337명의 암 조직 이미지를 AI로 분석해 항 PD-1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연구팀은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면역세포인 종양침윤림프구(TIL)의 분포에 따라 환자를 면역활성(Inflamed), 면역제외(Immune-excluded), 면역결핍(Immune-desert) 등 세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면역활성 그룹이 면역결핍 그룹에 비해 항 PD-1 치료 시 전체 생존기간(12.5개월, 5.1개월), 무진행 생존기간(5개월, 2개월), 객관적 반응률(27.5%, 7.7%) 모두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또한, 진행성/전이성 두경부 편평세포암 연구에서는 종양미세환경의 TIL 밀도가 면역관문억제제(ICI)의 치료 반응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TIL 밀도를 측정한 결과, TIL 밀도가 높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객관적 반응률(21.6%, 5.7%)과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3.2개월, 1.6개월)이 더 개선됐다고 나타났다. 이는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TIL 측정이 두경부 편평세포암 환자의 면역항암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도구가 될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이번 학회에서 루닛은 세 건의 임상시험에 탐색적 바이오마커로서 루닛스코프를 적용한 결과도 발표한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과 공동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는 AI로 측정한 종양 상피조직 내 TIL 밀도가 정상 조직과 결함이 있는 조직(dMMR)을 구분하는데 중요함을 밝혀냈다. 해당 내용은 대장암 환자의 치료 요법 결정을 좌우할 수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진행성 담도암의 HER2(인간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수치를 측정했는데, 분석 결과 AI와 병리과 전문의의 측정값이 거의 일치하는 결과를 확보했다.
루닛 스코프를 적용했을 때 비소세포폐암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All-WT)를 선별하는 확률이 일반적인 오차범위(5%) 미만인 95.2%로 나타나, 불필요한 추가 검사를 줄일 수 있다는 내용, 루닛 스코프로 검사한 환자가 일반 환자군에 비해 비소세포폐암 발암 유전자인 'MET 엑손 결손 변이(MET exon skipping mutations)'를 찾을 가능성이 3배 높다는 내용도 발표한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루닛 스코프는 다양한 암 유형에 대한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바이오마커 플랫폼으로, 이를 통해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여나가고자 한다”며 “이번 학회를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암 연구 분야에서의 선도적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더 많은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SMO는 1975년에 설립돼 현재 전 세계 약 170개국의 암 연구자, 종양 전문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관계자 등 총 3만 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는 글로벌 학술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