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장에 중요한 이슈, 국내 해외 막론하고 살펴보는 이슈레이더 시간입니다. 이제는 뉴욕특파원이라는 호칭 대신에 기자라고 불러야죠. 신인규 기자 나와있습니다. 신 기자, 시차 적응은 잘 됐습니까?
사실 귀국하고 바로 주말출근하고 해서 아직도 미국에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뉴욕 스튜디오에서 뵙다 이렇게 한국에서 뵙니 새롭네요. 여러 측면에서 더 젊어진 것 같으십니다.
본론으로 들어가보죠. 오늘은 어떤 이슈 준비했습니까?
우리 증권 시장 방향성을 만들어내는 큰 축이죠.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주목할 만합니다. 지난달 18일부터 15거래일 연속으로 팔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외국인의 ‘셀 코리아’ 요인들, 어떤 것들이 있고 또 어떤 상황으로 가고 있는지를 먼저 따져보겠습니다.
15일이나 팔았다, 어떤 요인들이 있을까요.
외국인들 정말 왜 이럴까, 이런 생각이 들 만큼 많이 팔았죠. 조금 더 넓게 보면 8월과 9월도 외국인들의 자금은 순유출, 그러니까 두 달 넘게 빠져나갔습니다. 한국은행도 이런 상황 살펴보고 있습니다. 한은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에 우리 증시 투자 매력도가 떨어졌고, 2차전지에서 이익을 보고 빠져나간 차익 실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봅니다. 여기에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 탓에 지정학적 위기가 커진 것도 증시에서 안전자산으로 돈이 이동하는 요인이 되었을 겁니다.
전쟁이 한편으로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낳았다고 했는데,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채권 시장은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전쟁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국채 가격이 떨어지는, 즉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8%까지 올랐다가, 전쟁 이후에 4.6%선까지 내려왔습니다.
채권수익률 급등하면 보통 증시엔 안 좋죠. 내려갈 때 기술주 흐름이 좋아집니다. 전쟁 탓에 국채 수요가 많아지면서 채권수익률이 내려가는 건 어떻게 보면 아이러니한 일인데, 전문가들은 채권 시장 전망 어떻게 봅니까.
골드만삭스의 수석 전략가인 프라빈 코라파티는 그동안의 국채 수익률 상승을 이끈 채권 매도세가 과도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연말까지 10년물 수익률의 공정가치가 4.3%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시장이 이성적이라면 채권 수익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채권 시장과 증권 시장 변동을 이끄는 또다른 변수,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올라갈 것인가 하는 점 보죠. ‘금리 더 안올려도 되겠다’라고 말하는 연준 인사들이 늘어나고 있네요?
네, 그래서 시장이 생각하는 미국의 금리 인상확률도 덩달아 낮아졌습니다. 현재 시카고 연방기금금리 시장 선물을 통해 보는 미국의 11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10% 수준입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17%p 가까이 낮아졌고요, 올해 말까지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확률도 70%를 넘어섰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우리 증시와 환율에는 다행스러운 일일 수 있겠습니다.
그 부분은 IMF와 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했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말로 대신 설명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 총재는 환율보다는 물가가 한은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하면서도 “현재 한국 환율이나 시장 가격 변화를 보면 이미 미국이 한 번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에 시장이 어느 정도 가격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해외 이야기들은 이 정도로 정리하고요. 아까 신 기자가 외국인 매도세의 한 요인으로 이야기했던 반도체 업황 부진, 이거는 새로 들을 이야기가 있습니까?
주말 동안 시장엔 그래도 다행스러운 이야기가 들어와 있습니다.
먼저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4분기에는 오를 것 같다는 소식입니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의 분석이고요, 이 기관에 따르면 D램의 4분기 평균판매단가가 전분기 대비 3%에서 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D램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해서 떨어져왔는데, D램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희소식이겠죠.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감산에 나섰고 삼성전자도 올해 감산에 돌입했는데, 반도체 업계가 올해 말부터는 공급을 줄인 효과를 보게 될지 살펴볼 부분입니다.
하나 더 살펴보죠. 외국계 투자은행이 불법으로 무차입 공매도, 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일단 팔고 보는 그런 일을 했다가 이번에 적발이 됐습니다. 이번에 밝혀진 것만 수백억원 대 규모죠?
그렇습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그동안 의혹을 제기해 온 부분이 어느정도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고의적으로, 관행적으로 불법 공매도를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해 왔다는 겁니다.
‘관행적’인 불법 공매도라는 것은 신 기자의 생각입니까, 아니면 금융 당국에서 그렇게 보고 있는 겁니까.
일단 이번에 적발된 내용을 보면, HSBC나 BNP파리바 홍콩법인은 몇 달 동안이나 지속적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해 왔습니다. 잔고가 없는 주식을 잔고가 있는 것처럼 처리하고, 일단 팔고 나중에 사서 메꾸는 그런 일을 계속 해 온 거죠.
다 우리나라에서 금지하고 있는 불법입니다. 맥락을 살펴보면 고의로 특정 주식을 떨어뜨리겠다, 이렇다기보다는 헤지 차원에서 수수료 이득을 챙기기 위해서이긴 하지만요. 어쨌든 이름 있고 체계가 있는 대형 투자은행들이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을 몰라서 오랜 기간 동안 무차입 공매도를 했다고 생각하긴 어렵겠죠. 실제로 금융감독원도 이들의 행태를 고의적인 불법 공매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곳들, 과징금도 셀 것 같은데요?
그동안 기관들이 받은 공매도 과징금 보면 제일 높았던 것이 38억원 정도 되는데 이것보다는 당연히 높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입니다. 과징금이 얼마나 될까 만큼이나 주목할 것이 앞으로 국내에서 공매도를 보는 시각이 어떻게 되겠느냐는 점인데요. 앞으로 공매도라는 게 이론적으로 보면 주식의 적정 가격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위험을 헤지하는 수단이 된다, 이게 있어야 해외 자금이 들어온다, 이런 찬성론들이 있고 우리 시장이 더 발전하려면 이 기능을 외면해서는 안 되는 것은 맞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벌어지는 공매도 논란의 본질은요. 자본의 공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이 시스템에 맹점이 있지는 않나,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가 하는 점일 겁니다. 그래서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공매도 전산화라든지, 불법을 저지르고 싶어도 그렇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움직임이 더 커질텐데 이런 논의들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신인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