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달군 가계부채…금융당국 관리부실 ‘도마’

입력 2023-10-11 17:29
수정 2023-10-11 17:29

오늘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의 가장 큰 쟁점은 역시 가계부채였습니다.

당장 '금융당국이 관리감독에 실패했다'는 야당의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부동산 시장 연착륙 역시 중요한 정책 과제라며 비판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서형교 기자입니다.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다섯 달 동안 늘어난 가계대출 규모는 18조원.

지난달에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5조원 안팎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늘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선 당국의 정책 엇박자로 인해 가계부채를 축소하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김한규 / 더불어민주당 의원: 위원장님 연두 보고하실 때 과잉대출 문제라고 했는데 금융위는 특례보금자리론 운영하겠다고 발표하고 신청받았습니다. 결과만 보면 지금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실패한 상황 아닙니까?]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부동산 시장 연착륙과 서민 주택 구입 자금 공급도 중요한 정책 과제”라고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김주현 / 금융위원장 : 무주택 서민들이 가격이 높지 않은 주택을 사겠다고 하는 자금에 대해선 가계부채 안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공급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모순이라는 말은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최근 급격하게 불어난 ‘50년 만기 주담대’를 놓고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암묵적으로 승인해 놓고 은행권에 책임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주현 위원장은 “사전에 협의한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김주현 / 금융위원장: 민간에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 사전 협의를 받아보거나 ‘이렇게 해도 괜찮냐’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가운데 이에 맞춰 시중은행들도 대출금리 인상에 돌입했습니다.

국민은행은 오늘부터 혼합형과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인상하기로 했고, 우리은행도 모레(13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올리기로 했습니다.

올 초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면서 인위적으로 낮췄던 가산금리를 정상화하는 차원에서입니다.

금리가 올라가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는 꺾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거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이 결과적으로 가계부채를 늘렸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서형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