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11일 의료 공공성 강화와 인력 확충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에서 일하는 필수인력을 파업에서 제외해 진료에 큰 차질을 빚지는 않겠지만, 검사나 일부 진료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의사 성과급제 폐지, 공공의료 수당 신설, 어린이병원 병상수 축소 금지 등 의료 공공성 강화와 인력 충원, 실질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향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환자 유형이 다양해지고 중증도도 높아져 숙련된 병원 노동자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인력 충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립대병원 간호사 증원 승인율은 올해 7월 기준 39.5%로 낮아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를 통해 의료공공성의 중요성을 체감했음에도 정부는 공공병원 설립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시키지 않고, 과잉진료를 유발할 직무 성과급제를 도입하려고 하는 등 의료공공성을 약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노조 조합원은 의사를 제외하고 서울대병원과 서울시보라매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임상병리사, 의료기사 등 약 3천800명으로 구성돼 있다.
노조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에 투입되는 인력을 제외하고 매일 조합원 1천여 명이 번갈아 가면서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어서 진료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검사나 일부 진료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병원은 전망했다.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도 이날 직무 성과급제 도입 중단,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 역시 직무성과급제 도입 등에 반대하며 이날부터 순환 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했으나, 전날까지 진행된 사측과의 협상에서 일부 합의점을 찾으면서 파업을 잠정 유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