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잇단 손절…'돈줄' 막히는 팔레스타인

입력 2023-10-09 21:14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속속 거두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정부는 9일(현지시간)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1천900만유로(약 270억원) 규모의 원조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외교장관은 "테러의 정도가 너무 끔찍해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우리는 당분간 (팔레스타인) 개발 협력과 관련된 모든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에는 가자지구의 하마스, 서안지구의 파타 정파라는 두 개의 별도 행정부가 존재하지만, 오스트리아는 둘을 구분하지 않고 통째로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 중단을 선언했다.

샬렌베르크 장관은 오스트리아가 팔레스타인 지원 프로젝트를 평가한 뒤 EU 안팎의 파트너들과 논의해 진행 방법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스벤야 슐체 독일 개발부 장관은 전날 팔레스타인에 대한 독일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비롯한 모든 개입을 재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팔레스타인 지역 주민들에 대한 지원이 테러리스트가 아닌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철저히 점검해왔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은 끔찍한 전환점인 만큼, 팔레스타인에 대한 우리의 지원을 전면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개발·구호 원조를 하는 국가 중 하나로 지금까지 연간 3억4천만유로(약 4천855억원)를 지원해왔다. 이중 상하수도와 보건 시스템, 식량안보, 일자리 창출 등 개발 지원 프로젝트에 2억5천만유로(약 3천570억원)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그러나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독일인 민간인 희생자까지 나오자 팔레스타인 지원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사는 200만명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인해 해외 원조에 의존해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원이 끊길 경우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