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 현지에서 철수할 가능성을 현지 언론이 보도한 가운데, 현대차의 러시아 현지 판매는 9월 한 달간 10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유럽비즈니스협회(AEB)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9월 러시아 시장에서 총 1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달 4천3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해 99.8%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는 지난 8월에는 러시아 시장에서 6대 밖에 팔지 못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두 달 연속 현지에서 10대 이하를 파는 데 그쳤다.
이번 9월 판매 부진은 러시아에서 현대차가 올해 안에 사업을 접고 완전히 철수할 것이라는 내용의 현지 보도와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마시'는 4일(현지시간)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말까지 러시아 사업을 완전히 폐쇄할 예정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 매체는 해당 판매점들이 재고 처리 중이고, 일부는 간판과 전시 차량을 중국 브랜드로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현대차가 러시아 공장 준공 13년 만에 현지 생산을 접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990년대 들어 러시아 수출을 시작한 현대차는 2007년 현지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2010년 6번째 해외 생산거점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했고, 이듬해인 2011년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생산량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021년 기준으로 23만4천대 규모였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인 지난해 3월부터는 현지 생산을 중단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가 미래 시장을 위해 러시아에서 버티려 했지만, 러시아 정부가 국유화시키려 하거나 승인 문제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도 당장 끝날 분위기가 아니어서 예전보다 철수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현지 공장의 매각이나 철수설과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