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포비아' 현실로…거래 급감에 보험도 거절

입력 2023-10-05 17:32
수정 2023-10-05 17:32

고금리 여파에 전세사기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전세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안전판 역할을 했던 전세보증보험 거절 건수도 늘고 있어 불안감이 더욱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성낙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서민들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해온 전세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치솟은 금리에 전세사기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전세를 기피하는 움직임이 커진 겁니다.

실제 올해 6월 기준 전국 주택 임대차 계약 중 전세 계약 비중은 45.8%로 전체 거래의 절반을 밑돌았습니다.

지난 2019년 1월 전세 계약 비중이 60%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전세 시장은 이미 한겨울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월세 비중은 12.6%까지 올라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전세 세입자들이 보증사고를 당해도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점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보험 이행거절 건수가 매년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5년간 보험 지급 이행 거절 건수는 총 182건, 약 360억원 규모인데, 올해는 8월까지 건수가 지난해 전체 수준에 육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거절 건수가 단 60건이라도 적은 수치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보증보험에 가입했다는 것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보험금 정상 지급'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 : HUG에서 전세보증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얘기는 결국은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지 못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전세금을 반환받지 못한다는 심리적 공포를 느낄 수도 있죠.]

결국 다가구, 다세대 등 빌라를 중심으로 월세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서민들은 고정 지출에 대한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됐습니다.

한국경제TV 성낙윤입니다.

영상편집 강다림, CG 김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