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장 해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임시 의장을 맡은 패트릭 맥헨리(공화·노스캐럴라이나)가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전 하원의장에게 의사당 내 사무실을 비워달라고 요구해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NBC 방송에 따르면 펠로시 의원실은 이날 "(맥헨리) 임시 의장이 h-132호를 의장실용으로 재배정할 예정이다. 내일 공간을 비워달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이에 펠로시 전 의장은 바로 성명을 내 "새 공화당 지도부가 내려야 할 모든 중요한 결정을 우리 모두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데, 임시 의장이 취한 첫 조치는 의사당에 있는 내 사무실을 당장 비우도록 지시한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슬프게도 나는 소중한 친구 다이앤 파인스타인을 애도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에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내 물건들을 챙기러 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지난달 말 임기 중 9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장례식은 5일로 예정됐다.
하원 의원 대부분은 의사당 건너편 건물에 사무실이 있지만, 펠로시는 하원 의장을 지냈기에 의사당 내에도 사무실이 있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자신은 전임자인 데이비드 해스터트(공화) 전 의장이 임기(1999∼2007년)를 마치고 난 후에도 원하는 만큼 의회 사무실을 제공했다며 성명에서 이번 조치가 "전통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2007∼2011년, 2019∼2023년 두 차례에 걸쳐 하원 의장을 맡았다가 올해 1월 매카시 전 의장에게 의사봉을 넘겼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해임안이 이날 하원 전체회의에서 가결되면서 맥헨리 의원이 임시 의장을 맡게 됐다.
맥헨리 임시 의장이나 매카시 전 의장 측은 코멘트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