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만 통행" 신촌 안내판 설치, 상인 항의에 중단

입력 2023-10-03 17:47


서울시 측이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을 안내하는 교통시설물 등을 설치하려다 상인 등의 항의에 작업을 중단했다.

3일 오전 8시30분께 연세로에 도색업체 등 교통시설물 설치 공사 업체들이 '일반 차량도 통행할 수 있다'는 문구가 적힌 교통시설물을 '대중교통만 통행 가능하다'는 내용의 시설물로 교체하려다 인근 상인과 서대문구 주민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이들 업체는 항의가 이어지자 일단 작업을 중단한 상태다.

서울시는 지난 9개월간 진행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시범운영을 종료하고 이달 1일부터 일반 승용차 통행을 통제하기로 하면서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교통시설물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서대문구는 연세로가 구도(區道)이므로 서울시가 교통시설물 설치 공사를 하려면 서울경찰청 교통심의 외에 관리 주체인 서대문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이런 절차를 지키지 않고 연휴를 틈타 기습적으로 설치하려다 주민의 저지를 받았다는 것이다.

반면에 서울시는 관리주체와 관계 없이 교통시설물 설치 공사는 서울경찰청 교통심의만 받으면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시는 항의하는 주민과의 물리적 충돌이 없도록 설득 작업을 거쳐 교통시설물 설치를 계속 시도한다는 입장이다.

연세로는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삼거리까지 이어지는 길이 550m 거리로 2014년 1월 보행자·대중교통 전용 공간으로 지정됐다. 서울시는 지역 상인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의 필요성을 검증하기 위해 올해 1월20일부터 9월30일까지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을 한시적으로 정지했다.

당초 시는 6개월간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상권과 교통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종합해 9월 말까지 향후 운영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었는데,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10월1일부터 연세로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돌리기로 결정했다. 시는 내년 3월까지 교통과 환경, 상권 등 영향을 살핀 뒤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수렴해 내년 6월 전용지구 존폐를 결정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서대문구는 연세로 차량 통행에 따른 지역상권 활성화 효과가 분명하고 교통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중교통전용지구 완전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