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수준이 낮은 가구의 아동이 고소득 가구 아동보다 치료 안 된 충치 개수가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빈부격차가 아동의 '구강 건강 격차'로 고스란히 이어진 셈이다.
3일 질병관리청의 '2021∼2022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12세 아동 1만8천671명 중 한 번이라도 영구치 우식(충치)을 경험한 아동은 58.4%, 현재 치료 안 된 충치가 있는 아동은 6.9%였다.
치료 안 된 충치 개수는 1인당 평균 0.12개였는데, 소득수준에 따라 뚜렷한 격차가 있었다.
소득수준(자기기입 설문 기준)이 '상'인 가구의 아동은 치료 안 된 영구치 충치를 1인당 평균 0.09개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득수준 '하' 가구 아동의 충치는 그보다 2.5배 많은 0.23개에 달했다.
현재 충치가 있는 아동의 비율도 소득수준 '하'에서 12.4%로, '상' 그룹의 5.6%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치료가 필요한 영구치가 1개 이상 있는 아동의 비율은 소득수준 '상' 5.5%, '하' 12.3%로 2배 넘게 차이가 났다.
12세 아동의 치과의료 이용실태에서도 소득수준에 따른 차이가 뚜렷했다.
최근 1년간 치과 진료를 받은 아동의 비율은 소득 '상'이 65.2%, '중' 58.1%, '하' 52.4%였다.
반대로 '지난 1년간 치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나 진료를 받지 못한 적 있느냐'는 질문엔 소득수준 '하' 아동의 '그렇다'라는 응답률이 29.3%로 가장 높았고, '중' 18.5%, '상' 15.3%로 확연히 떨어졌다.
치과에 가지 못한 이유가 경제적 이유 때문이라는 응답률은 '하' 그룹이 9.1%로, '상' 그룹(0.9%)의 10배였다.
소득수준이 낮은 아동일수록 칫솔질 횟수가 적고, 충치를 유발하는 사탕, 캐러멜 등의 우식성 간식은 더 자주 섭취하고 있었다.
질병청은 보고서에서 "소득수준을 '하'로 응답한 아동은 구강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 행동에 소극적이며, 위험요인에 대한 노출이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