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추석(중추절)과 국경절(건국기념일·10월 1일)을 잇는 8일 동안의 '황금 연휴'를 맞은 가운데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조치까지 사라져 중국 곳곳은 자국민 여행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국경절 연휴는 최대 명절인 춘제(중국의 설)와 함께 일주일 동안 쉬는 중국 최대 연휴다. 올해는 중추절(9월 29일)이 겹쳐 휴일이 예년보다 하루 더 늘었다.
2일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이번 연휴(9월 29일∼10월 6일) 동안 중국 국내 여행객이 작년 연휴 대비 86% 늘어난 8억9천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휴 기간 국내 관광 매출은 지난해보다 138% 증가한 7천825억위안(약 147조4천억원)으로 예상됐다.
베이징 자금성은 1∼5일 입장권이 일찌감치 매진됐고, 국가박물관과 바다링 만리장성, 간쑤성 둔황 모가오(莫高·막고)굴, 후난성 박물관, 산시(陝西)성 역사박물관, 쓰촨성 싼싱투이박물관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 네티즌은 "베이징 만리장성을 오르는 건 하나도 힘들지 않다"며 "3분에 두 걸음만 걸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당시 상황을 표현했다.
홍콩 명보는 "상하이 해안의 명소 와이탄(外灘)은 눈을 두는 곳마다 사람이 있고, 난징 공자 사당에 들어간 어느 관광객은 사람들의 물결에 5분만에 밀려나와야 했다"고 설명했다.
매운 음식으로 유명한 쓰촨성 청두의 한 유명 훠궈(火鍋) 가게는 온라인 대기팀이 645개에 달해 어느 네티즌은 "(훠궈를 먹으려) 4시간을 기다려도 줄조차 설 수 없다"고 토로했다.
올해 상반기 '꼬치 야시장'으로 인기를 끌었던 산둥성 쯔보 여행은 최근 사그라들었다가 이번 연휴를 맞아 유행에 다시 불이 붙었다. 쯔보 시내 호텔 예약은 전년도 동기 대비 30배 넘게 늘었다.
이는 중국 당국이 바라던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경제 회복이 둔화된 가운데 중국 당국은 즉각적인 내수 진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경제 전반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관광·문화 산업 활성화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올해 7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이 내수 부진 타개책으로 자동차·전자제품·가구 등과 함께 체육·레저·문화·여행 분야의 소비 확대를 특별히 꼽아 강조하면서 국내 관광을 유도하는 정책들이 잇따라 발표됐다.
거시경제 주무 기구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여러 관광지를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공동 입장권 발매, 야간 관광 활성화, 다양한 문화·예술 축제 개최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