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 배구가 베트남에 패해 충격을 안긴 후 2일 네팔전에서는 승리해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현장에서 이를 지켜본 '배구 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이 따뜻한 격려와 함께 신중한 쓴소리 역시 남겼다.
한국은 전날 C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베트남에 1, 2세트를 따냈지만, 그 후 3, 4, 5세트를 내리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한국의 준결승 진출 가능성이 작아진 순간이었다.
KBS 해설위원으로 베트남전을 중계했던 김연경도 충격을 받은 듯했다. 김연경은 전날 경기 후 별다른 코멘트를 남기지 않고 경기장을 떠났다.
그러나 2일 중국 항저우 사범대학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구 여자부 한국과 네팔전을 앞두고 김연경은 후배들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는 듯 경기 전 관중석으로 내려와 후배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손을 흔들고 "힘내!"라며 응원했다.
이날 대표팀은 네팔전에서 세트 점수 3-0으로 승리하며 분위기 수습에 성공했다.
김연경은 2일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지금 대표팀에 가장 중요한 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어제 베트남전 앞두고는 팀 분위기가 좋았는데, 뭔가 정신적으로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 보이더라. 잘 이겨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후배들을 격려하면서 배구 팬들에게도 응원을 당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우리 선수들을 너무 나무라지 말아달라"라며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미래 세대들에게 어떻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지 다 같이 생각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박정아(페퍼저축은행)에 관한 질문엔 "박정아는 체력·정신적인 측면이 모두 힘들 것"이라며 "(경기 자체는) 많이 뛰지 않아서 동료들과 호흡과 경기력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박정아는 네팔전 1세트에서 서브 리시브 범실을 반복해서 범하다가 표승주(IBK기업은행)와 교체됐다. 박정아에 관해 이야기하던 김연경은 '시스템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대표팀엔) 주전 6명의 선수가 명확하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라며 "어느 정도 고정을 해서 성적 여부와 관계없이 기회를 주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