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는 추석과 설 명절이 빵집의 '대목' 중 하나다. 차례상에 카스텔라나 롤케이크를 올리는 집이 많기 때문이다.
전국에 가맹점이 있는 프랜차이즈 빵집 매장도 명절을 앞두고 카스텔라와 롤케이크를 진열해놓는 매대를 별도로 마련해 놓는다.
제주에서는 차례상에 빵을 올리는 것이 보편적인 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절날 일가친척 집에 방문할 때 빵을 사 들고 가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타지역 사람들에게는 생경한 모습이다.
제주에서 차례상에 빵을 올리게 된 유래는 정확히 전해지지는 않는다.
다만 과거 땅이 척박하고 논농사가 거의 되지 않는 데다가 섬 지역이다 보니 외부와의 교류도 어려워 쌀이 귀하던 제주에서 쌀로 만든 떡이나 한과류 대신 보리빵과 비슷한 '상외떡'(보리나 밀가루 등에 막걸리를 부어 반죽, 발효해 만든 빵) 등을 차례상에 올리던 문화가 빵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제주도와 국립민속박물관이 발간한 '제주의 음식문화'(허남춘·주영하·오영주)에서는 "1990년대 들어 손이 많이 가는 떡은 방앗간에 주문하고, 상외떡 또는 카스텔라는 제과점에서 사온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스턴트 식품 등이 발달하면서 '골감주'(차조식혜·제사나 차례에 쓰는 제주의 전통음료) 대신에 주스나 음료수를, 제물빵 대신 초코파이를, 제편 대신 카스텔라나 롤케이크를 올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추석 명절에는 제주에서도 송편을 사용한다. 다만 타지역의 송편은 반달 모양인 반면 제주의 송편은 둥글넓적한 보름달 모양이다.
기름떡과 빙떡도 빼놓을 수 없는 제주의 명절 음식이다.
기름떡은 찹쌀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해 테두리가 톱니바퀴 모양인 둥근 떡본으로 찍어낸 뒤 기름에 지진 떡이다. 지져낸 뒤에 설탕을 듬뿍 뿌려 고소하고 달콤하다.
빙떡은 메밀가루를 물에 개어 둥글게 부친 뒤 가운데 무 숙채를 넣어 돌돌 만 제주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 중 하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