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아들 뇌출혈 일으킨 아빠 석방...검찰 항소

입력 2023-09-27 16:28


생후 2개월 아들을 학대해 뇌출혈로 중태에 빠트린 30대 아버지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되자 검찰이 항소했다.

인천지검은 최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등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A(33)씨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26일 인천지법 형사15부는 선고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판결에 따라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A씨는 석방됐다. 생후 2개월에 불과한 아기를 뇌출혈에 빠트린 것에 비하면 선처를 받은 셈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피고인의 수입으로 가족이 생계를 유지해왔는데 구속이 장기화할 경우 생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 낭독 후 A씨를 불러 "범죄 행위가 중하지만 한 번 더 기회를 드리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소중한 생명인데 잘 키워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항소 의견을 밝히며 "친부인 피고인은 생후 2개월에 불과한 아들을 반복해서 학대했고 중상해를 입혀 사안이 중대하다"며 "피해 아동은 생명에 위험이 발생할 정도로 위중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법정에서 관련 증거를 상세하게 제시하며 엄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며 "피해 아동은 경제활동을 하는 어머니가 부양하고 있고 피고인의 재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더 무거운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인천시 부평구 자택에서 생후 2개월인 아들 B군을 강하게 누르거나 던지는 등 여러 차례 학대해 심하게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군은 뇌출혈 증상과 함께 갈비뼈가 부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앞서 A씨 아내도 참고인 신분으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으나 드러난 학대 혐의는 없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