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올 상반기 주도주 자리를 놓고 치열한 세력 다툼이 펼쳐진 국내 증시엔 유독 찬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주도주는 없고 각종 테마주만 엎치락뒤치락 힘겨루기하는 모습이 마치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시키는데요.
김대연 기자가 국내 자산운용사 대표들을 만나 추석 이후 투자전략과 주도주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2차전지를 비롯해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까지.
호랑이 없는 굴에 토끼가 왕 노릇 하듯 주도주가 부재한 국내 증시에서 왕좌를 노리는 테마주들의 경쟁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연준이 지난 20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5.25~5.50% 동결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자, 시장에서도 눈치 게임이 한창입니다.
국내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하반기 새롭게 왕좌를 차지할 주도주로 반도체와 금융주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목대균 / KCGI자산운용 CIO: AI 반도체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이번에 실적 발표를 했을 때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하다고 설명했었고, 사실 실적도 (어닝) 서프라이즈로 나왔습니다. AI 반도체와 관련해서 이제 한국의 메모리 업체들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요.]
[강대권 / 라이프자산운용 CIO: 8월 이후에 시장이 주춤하고 9월에 조금 변동성이 커지면서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것들이 은행이라든지 지주회사라든지…연말까지는 사실 국내주식 시장이든 해외주식 시장이든 어떤 방향성이 크게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저평가된 고배당 위주로 트레이딩을 해보시는 것도 좋은 접근이겠다….]
이들은 올해 대형주가 지지부진했던 틈을 타 테마주 열풍이 거셌던 만큼 실망 매물이 많을 수 있어 쏠림 현상이 해소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실제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25일 기준 20조 2,100억 원으로 연초(16조 5,311억 원)보다 4조 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코스피가 2,500선 박스권에 갇혀 있자 테마주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어난 것입니다.
더불어 투자전문가들은 국내 주식 시장이 서서히 반등하겠지만, 중국의 경제 상황과 국제 유가 상승, 내년 미국 대선 등이 올 하반기 증시 흐름을 좌우할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이한 최악의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으려면 '갈등 속에 핵심'을 찾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고숭철 / NH아문디자산운용 CIO: 코로나19 이전과 이후가 너무나 바뀌지 않았습니까? 그동안 미·중 갈등도 있었고요. AI나 반도체도 벌써 시작됐고, 이런 (미래형 산업) 유형들을 찾아가면서 기업들이 새 먹거리를 찾아가는 게 중요치 않을까…]
주도주가 사라진 채 테마주 중심으로 혼란한 장세가 이어질수록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성 높은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5명의 최고투자책임자들의 연말까지 투자전략을 다루는 '포스트 인플레이션 시대, 달라지는 투자전략은'은 오는 29일 오후 6시 첫 방송됩니다.
한국경제TV 김대연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성, 양진성, 이성근
영상편집: 김민영
CG: 심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