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을 앞두고 수요 증가에 올해 최고 수준으로 오른 국제 디젤 가격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수출 금지 여파가 더해지면서 급등했다.
디젤 선물 계약분은 이날 4% 이상 올라 톤당 1천10달러 이상에 거래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통신 타스에 따르면 자국 내 연료 가격 상승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이번 수출 금지 조치가 이날 발효됐으며, 휘발유도 포함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금지 기간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타스는 전했다.
UBS의 원자재 전략가 조반니 스타우노보는 "이는 큰 문제로, 시장은 훨씬 더 빡빡해질 것"이라며 "서방은 러시아산을 수입하지 않지만 이번 조치로 시장의 모든 곳에서 공급이 줄 것"이라고 말했다.
UBS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 세계 해상 디젤 시장의 약 15%를 차지한다. 휘발유와 관련해서는 러시아 공급량은 약 3%이므로 가격에 미칠 영향은 더 적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재 조치로 러시아 원유 및 석유 제품에 대한 금수 조치를 내놓은 상황이다.
이번 조치로 디젤 주요 수입국인 아시아 국가들은 이제 더 적은 물량을 놓고 서방 국가들과 경쟁할 것이라고 WSJ은 전망했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인 보르텍사(Vortexa)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하루에 100만 배럴 이상의 디젤 연료를 선적해 근소한 차이로 세계 최대의 해상 디젤 수출국이 됐다.
이 수출 물량은 대략 독일의 전체 수요를 맞추기에 충분할 정도로 단기간에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만 해도 러시아의 해상 디젤은 주로 유럽 국가로 수출됐다. 이후로는 터키행 수출이 급증했고, 최근에는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튀니지로 수출 물량이 향하고 있다.
공급 축소에 따른 가격 상승은 석유 거래자와 트럭 운전사뿐만 아니라 선박과 기차는 물론 농업, 제조업, 건설 부문에도 타격을 주는 만큼 세계 경제의 광범위한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
컨설팅업체 FGE의 정제 제품 책임자인 유진 린델은 블룸버그에 "모든 것은 결국 기간에 달려 있다"며 러시아의 정제공장들은 저장 능력 제약으로 인해 한 달 정도 후에는 가동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디젤 생산에 최적인 다양한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미 생산 규모를 줄여 최근 몇 주 동안 세계 디젤 가격을 올려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