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미국이 안 도와주면 전쟁 진다"

입력 2023-09-22 07:07
수정 2023-09-22 07:21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장기간 지원하는 데 피로도가 쌓인 미국 의회를 찾아 미국의 도움 없이는 러시아에 이길 수 없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를 9개월 만에 다시 찾아 의회 상·하원의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를 만났다.

작년 12월 방문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을 영웅 대접하며 떠들썩하게 맞이했던 미 의회는 이번에는 미국 내 우크라이나 지원 여론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을 반영한듯 차분한 분위기 속에 그를 맞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 요청한 240억달러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 처리의 열쇠를 쥔 하원을 먼저 찾았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카메라 앞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맞이하지 않았고,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의회 안으로 안내했다.

매카시 의장은 하원 공화당 내 강경파로부터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으며, 미해결 숙제인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문제로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그는 작년과 달리 이번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연설 요청을 거부했고, 그 이유에 대해 "지금 우리 상황을 봐라. 그럴 시간이 있느냐?"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상원 의원들과 면담에서 "우리가 지원받지 못하면 전쟁에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슈머 원내대표가 취재진에게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의회 면담 이후 국방부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을 만났고, 국방부의 9·11 테러 추모비에 헌화했다.

오스틴 장관은 군악대 등 정상급 방문에 통상 수반되는 의전 없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영접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