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동서울터미널이 대형 쇼핑몰과 전망대 등을 갖춘 복합건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동서울터미널을 시작으로 시민을 위한 공공 공간을 대폭 확충하고 서울의 도시공간을 재편하는 프로젝트인 '100년 서울 도시공간 대개조'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오세훈 시장은 19일(현지시간) 허드슨강 일대 수변 중심의 도심 복합개발단지인 허드슨 야드(Hudson Yards)를 찾은 자리에서 "되도록 많은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 공간을 빌딩 숲 안에 많이 만들고 그 옆에는 늘 녹지가 함께 한다는 콘셉트를 동서울터미널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여기(허드슨 야드) 지하가 철도 정비창인데 계속해서 기차를 운행하면서 그 위에 공중 도시를 만들어 올린 것으로 유명해졌다"며 "우리가 철도 정비창을 활용하는 데 벤치마킹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공 공간을 이런 식으로 많이 만들어 시민에게 제공한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서울터미널 지하에 버스터미널 3개 층이 있어 버스가 계속 들락날락하면서 그 위에 스타필드 등 상업시설과 이마트 본사 등 사무실이 올라가고 옥상에는 한강 경치를 볼 수 있는 공공 공간이 들어선다"면서 "이런 콘셉트는 용산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드슨 야드는 2005년부터 2024년까지 총 250억달러(약 23조원)를 들여 맨해튼 미드타운 서쪽 허드슨 강변의 낡은 철도역, 주차장, 공터 등 약 11만㎡ 부지를 입체적으로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뉴욕을 대표하는 도심 재탄생 사례로 꼽힌다.
뉴욕시는 2003년 마스터플랜을 통해 부지가 균형감 있게 개발되도록 합리적인 용도지역제를 제시해 입체적인 보행로와 업무·상업, 문화시설로 동측과 서측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게끔 유도했다.
특히 MTA 철도부지에 기존 철도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복합문화시설 '더 셰드(The Shed)'와 100층 높이 야외전망대 '엣지(Edge)' 등 독특한 건축물과 공간을 조성해 연중 많은 방문객이 찾는 명소로 재탄생시켰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은 목적과 방식이 이와 유사하다.
시는 36년간 운영되며 시설 노후, 주변 교통체증 등으로 몸살을 앓아온 동서울터미널(연면적 4만7천907㎡)을 터미널 기능 외에 수변 휴식·조망 공간과 상업·업무시설을 갖춘 최고 40층 높이의 복합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건축 디자인은 과거 광나루터를 오갔던 돛단배를 형상화해 한강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극대화한다. 특히 타워 최상층을 비롯한 중층부 곳곳에 한강과 서울 전경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전망 특화 공간을 마련한다.
사전협상 제도에 따른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활용해 강변북로에 가로막혀 있던 한강∼강변역∼터미널을 연결하는 보행데크를 만들고 구의공원 재구조화, 구의유수지 방재성능 고도화 등도 추진한다.
시는 민간 사업자인 신세계동서울PFV(신세계프라퍼티 등)와 입체적인 버스 진출입로 조성을 통한 교통체계 개선, 광역교통환승체계 검토를 통한 교통 시스템 개선, 터미널과 한강 간 입체적 연결, 주변 주민 편익을 위한 공공기여 시설 건립 등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
사전협상안을 이달 중 마무리한 뒤 내년 상반기 지구단위계획 결정과 그해 말까지 건축 인허가 등을 거쳐 2025년 착공, 2028년 준공한다는 목표다.
시는 공공(SH공사) 주도로 진행 중인 '창동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에도 동서울터미널과 같은 광역교통 중심의 복합개발 구상을 적용할 계획이다.
향후 이러한 개발 전략을 상업·문화·주거시설까지 확장해 서울의 도시공간을 미래 100년을 내다보며 획기적으로 재편한다는 목표다.
오 시장은 "생기 잃은 도시에 새 숨을 불어넣고, 체질을 바꿔나갈 도시공간 대개조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