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자 치수를 알아내느라 다소 애를 먹었던 일화를 전했다고 18일(현지시간) 극동 매체 프리마메디아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북 러시아대사관은 김 위원장 방러에 대비해 그에게 선물하기에 적당한 모자 치수를 확인하라는 과제를 받았다. 하지만 북한 사람들에게 이를 물어볼 수 없어 난감한 상황이었다.
결국 대사관 측은 마체고라 대사와 김 위원장이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을 통해 김 위원장의 머리둘레를 추정하는 방법을 택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러시아 국영 '채널1'과 인터뷰에서 "북한 사람들에게 '국가 지도자의 머리 크기가 어떻게 되는지 말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머리가 크다. 나와 김 위원장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본 직원이 '김 위원장 머리가 좀 더 작은 것 같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정상회담 등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지난 12~17일 러시아에 머무른 김 위원장에게 방문 선물로 귀마개가 달린 러시아 전통 방한용 모자를 선물했다.
마체고라 대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선물로 받은 모자를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하며 자신이 모자를 착용한 채 찍은 사진을 북한 주요 매체를 통해 공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러 기간 김 위원장이 러시아로부터 받은 선물은 그 외에도 풍족했다.
지난 13일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산 최고급 소총과 우주복 장갑을 김 위원장에게 선물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연해주에 있는 러시아 태평양함대 시찰 등 과정에서 러시아 군함 모형과 방탄복, 가미카제 드론(자폭 드론) 5대, 수직이륙 기능을 갖춘 정찰용 드론 1대 등을 받았다.
이밖에 열화상카메라에 거의 탐지가 되지 않는 특수복 세트와 러시아 미술가가 그린 평양 전경 그림 등도 선물 목록에 포함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