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만남 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 커

입력 2023-09-17 19:19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이 17일(현지시간) 마무리된 가운데 북러는 서방의 경고에도 보란듯이 군사 밀착 행보를 보여 국제사회 우려를 키웠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지난 10일 전용 열차를 타고 북한 평양을 출발, 12일 러시아 본토로 들어와 5박 6일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오후 북한으로 떠났다.

가장 중요한 일정은 13일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었다. 서방은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거래를 포함한 군사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상황을 주시했다.

1년 7개월 가까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무기가 부족해진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를 공급받고, 북한에 고급 군사 기술과 식량 등을 제공하는 '위험한 거래'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달 초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과 김 위원장의 예상 경로를 선제적으로 보도하는 등 서방은 북러 관련 정보를 흘리며 공개적으로 북러 밀착에 대한 경고장을 날렸다. 그러나 북러 정상은 이에 아랑곳하고 '위험한 만남'을 강행했다.

다만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북러가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했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회담 결과에 대한 발표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은 물론 공동선언문 발표도 없었다. 크렘린궁은 김 위원장의 방러 기간에 어떤 협의도 체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상회담 후 어떠한 공식 발표도 없는 이례적인 상황을 두고 국제사회 우려를 의식한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국제사회의 우려대로 양국 무기 거래가 현실화하면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서방과 북한·러시아·중국 등이 대립하는 신냉전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는 18일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왕이 외교부장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북러 정상회담 결과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15일 북러와 벨라루스가 '3국 협력'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