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유국의 감산 여파로 미국과 유럽에서 디젤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4분기로 갈수록 국제시장에서 사정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 조사기관인 우드 매켄지는 다음 분기 디젤 생산량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하루 120만 배럴의 손실에 해당하며, 독일과 영국의 생산 규모를 합한 수준이다. 전체적인 공정률을 더 높여도 충분히 보완할 수 없는 양이기도 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공정가치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 북서부와 미국, 아시아에서는 계절적 기준으로 디젤 가격이 원유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높아 지난 수개월 동안 디젤은 시장에서 희소성의 징후마저 보인다.
낮은 정제 수율과 함께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공급 제한도 이런 가격 강세의 요인이 되고 있다.
우드 매켄지의 리서치 이사 마크 윌리엄스는 비OPEC(석유수출국기구)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의 감산으로 정유사들로서는 낮은 밀도의 원유를 처리하게 되고 디젤 유형 연료의 생산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여름철 항공유 수요 증가가 디젤 생산량 감소의 주요 원인이 됐으며, 대서양 주변 국가들에서는 가솔린 수요에 대처하기 급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디젤유 가격이 지난 5월 이후 40% 이상 올랐다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이 국제 에너지 시장에 가장 큰 타격을 준 쪽은 디젤유라고 전한 바 있다.
정유업체들은 산출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이유로 북해 브렌트유나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보다 주로 사우디나 러시아산 원유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디젤 생산량 전망은 올해 4분기 역시 녹록지 않다. 이 시기는 일반적으로 겨울철 난방 수요를 맞추기 위해 해당 연료 생산을 높이는 만큼 디젤 생산량 감소는 특히 가파르다.
올해는 OPEC+가 원유 생산을 줄이고 정유사들도 항공유 생산에 더 초점을 두면서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유사들이 4분기에 전년도에 비해 하루 240만 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디젤 공급 부족을 만회하기는 충분치 않다는 게 우드 매켄지 측의 설명이다.
유럽은 디젤엔진 자동차의 비율이 40%를 넘는 등 디젤 수요가 많아 소비자들의 충격도 더 크다. 반면 미국에서는 주로 대형 트럭과 기차 연료로 디젤유가 사용돼 소비자에 대한 직접적인 충격은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