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요소수 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중국 정부가 요소수 원료인 요소 수출을 통제한다는 소식 때문인데요.
2년 전 요소수 대란을 떠올리며 일부 사재기 수요가 나오고 가격도 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가 긴급점검 했습니다.
고 기자, 실제 현장은 어떻습니까.
소비자 불안 심리에 따라 일부 가수요가 붙은 상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와 정유화학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일단 2년 전처럼 중국이 완전 수출 금지를 한 건 아닙니다.
다만 수입 물량은 10~15% 가량 줄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수입기업이 100톤을 주문하면 중국 업체 쪽에서 “그 정도 물량은 못 맞춰줄 것 같다”고 나오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가격은 요소 수입상 설명으로는 “중국산 요소가 1톤에 통상 우리 돈 20만원~30만원 대 하던 게 어제는 기준으로 50만원, 이번 주 중 70만원을 돌파할 것 같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지금 설명대로라면 약간의 공급 차질은 있는 게 사실이군요.
그렇습니다. 실제로 주유소 유가정보포털 오피넷에서 요소수를 취급한다고 나온 서울 시내 주요소를 무작위로 찍어 가봤는데요.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서울 A 주유소 관계자 : 10월초부터 (요소수)공급이 될 예정이라고 해요. 그런데 확실히 모르겠어요. 입고가 안 되고 있는 거죠. (원래는) 즉시 들어와요. ]
[서울 B 주유소 관계자 : 금방 올 줄 알고 주문하면 2~3일에 올 줄 알았는데. 사재기를 하셔서 그런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도매상) 전화번호 하나를 비상시로 알고 있었는데 전화를 안 받아요.]
요소수를 도매상을 통해 공급 받냐, 정유사를 통해 받냐에 따라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공급 차질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요소수 생산 1위 롯데정밀화학도 온라인 공식몰에선 현재 요소수 판매를 중단했는데요. 가수요를 차단하기 위해섭니다.
그런데 이게 페트병, 예를 들어 10리터 통에 들어 있는 그런 요소수에 한정된 얘깁니다.
정유사나 도매상들이 재고를 막 쌓아놓고 파는 게 아니거든요. 평소 예상되는 주문량에 맞게 재고를 갖고 있다가 그 때 그 때 공급하는데 갑자기 주문이 늘어서 생긴 일시적 현상입니다.
그 얘긴 정말 요소수 대란이라고 불렀던 2년 전과는 다르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2년 전엔 요소수를 구할래야 구할 수 없고 가격도 10배까지 뛰었는데요.
중요한 차이는 업계 말로 벌크형 공급이라고 하는, 요소수 주입기로 넣는데 필요한 물량은 현재 제대로 공급되고 있단 겁니다.
요소수 시장을 소비량으로 나눠 보면 화물차와 일반 승용차가 9대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만약에 벌크형 공급에 차질이 있다면 육상 물류까지 영향이 있겠지만, 이 화물차들이 주로 이용하는 고속도로 등지의 거점 주유소에서 요소수 공급은 원활하단 겁니다.
수치로도 나타나는데요. 전국의 주유소 3100여곳 가운데 97%가 재고를 갖고 있습니다.
정부가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거듭 밝힌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유통 상황을 알아봤는데, 그렇다면 생산 쪽은 어떻습니까.
국내 요소수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곳이 롯데정밀화학입니다.
요소수 생산을 위해선 석달치 요소 재고가 필요한데 이 물량은 갖고 있는 상태입니다.
롯데정밀화학은 또 중동이나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대체 거래선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금 전 산업통상자원부도 비슷한 내용으로 발표했습니다. 나라 전체적으로 차량용 요소재고가 70일분 확보돼있고 2달 반 치 수입계약이 체결돼 있다는 겁니다.
생산 차질 없다면 이런 상황이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나쁘지 않습니다.
실제로 2년 전 롯데정밀화학 실적을 보면 매출은 직전연도보다 33% 늘어난 1조7800억원, 영업이익은 75% 늘어난 2400억원 가량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매출 약 9,500억원, 영업이익은 1,1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생산에 차질이 없다니 다행입니다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근본적인 해법은 없습니까.
차량용(산업용)요소수를 만드는 데 쓰는 요소 90%가 아직도 중국산입니다.
정유화학 업계 설명을 들어보니 중국산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결국 돈 때문입니다. 요소 자체가 중국산이 가장 싸고 또 지리적으로 가까워 물류비용도 낮다는 겁니다.
만일을 대비해 다른 거래선도 뚫어 놓긴 했지만 당장은 구조를 바꾸기 힘들다는 겁니다.
요소수를 대체해 차량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물질이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요.
제도적으로 국회에서 공급망기본법이 계류중인데요. 이 법이 통과되면 요소 같은 주요 자원의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고 정부 공공기관의 비축량을 늘리는 법적 근거가 마련됩니다. 산자부에서도 통과를 기대하고 있고요.
어쨌든 현재 가장 중요한 건 필요한 수준 이상으로 요소수를 사재기할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죠. 서로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