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막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감기약 성분이 실제로는 효과가 없다는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의 판단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FDA와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 등에 따르면 FDA는 11∼12일 일반의약품 자문위원회를 열어 페닐에프린(phenylephrine)이 든 약을 복용할 경우 비강충혈완화제로서 효과가 있는지를 논의했다.
이틀간 회의에서 자문위원들은 해당 성분을 복용하더라도 효과가 없다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자문위원들은 학계 연구 결과를 검토한 결과 페닐에프린을 복용하더라고 효과가 없으며 비교대상인 위약을 복용하는 것보다 나을 게 없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일부 위원은 해당 성분 의약품의 복용은 유용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지연시킬 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자문위 의장인 마리아 코일 오하이오주립대 약학 전공 부교수는 "일반의약품 중에서 (페닐에프린을 대체해) 환자들을 도울 더 나은 옵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구 결과 역시 이 약이 유효함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자문위의 만장일치 결정에 따라 향후 FDA가 이 의약품 성분의 사용금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결정이 실제 FDA의 금지 결정으로 이어질 경우 제약업계에 미칠 파장은 클 전망이다.
미국에서만 매년 수백만 명이 처방전 없이 약국이나 마트에서 페닐에프린 성품이 함유된 감기약을 쉽게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FDA가 공개한 자문위 회의 자료에 따르면 페닐에프린이 함유된 복용약은 지난해 미국에서 2억4천200만개 팔렸다. 미국 내 약국·마트에서 판매된 매출액은 17억6천만달러(2조3천억원)에 달했다.
미 FDA가 이 성분의 판매 금지 결정을 내릴 경우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도 시중에서 페닐에프린이 포함된 의약품을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학정보원 의약품 자료에 따르면 코미시럽, 코벤시럽, 테라플루나이트타임건조시럽, 판콜에이 등 다수 일반의약품에 페닐에프린이 주요 성분으로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효과 여부와 별개로 페닐에프린 성분은 오랜 기간 사용돼왔고 여전히 안전하다고 FDA도 인정하고 있다. 또한 페닐에프린 외 약에 포함된 다른 성분이 감기 증상에 효과를 낼 수 있다.
NYT는 "FDA의 정책 변경이 발표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