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말 연결 기준 한국전력의 총부채는 201조4천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원을 넘겼다.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많다.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전기요금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2021년 이후에만 47조원이 넘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본 것이 한전 총부채 급증의 주된 요인이다.
문제는 작년부터 40% 가까이 전기요금을 올렸는데도 한전 수익 구조는 여전히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데 있다.
11일 한전 전력월보를 보면 지난 5∼6월 두 달 연속 전기 판매 단가가 구입 단가보다 높아져 '역마진 구조'가 일시적으로 해소되기는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전이 손해 구간에서 막 벗어나는 초입 정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전력 업계 관계자는 "한전의 전체 비용에서 전력 구입비가 88%가량으로 가장 많지만, 송·변전 설비 운용비와 인건비 등도 12%가량 된다"며 "전력 판매 단가가 구입 단가보다 최소 10% 이상 높아져야 한전이 겨우 적자를 면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전이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연결 기준 6조3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보고, 내년부터 연간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200조원대로 늘어난 부채는 심각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막대한 부채에 따른 이자비용이 대표적이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상 한전 부채는 올해 말 205조8천억원을 기록하고 2027년 226조3천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은 지난해 2조8천185억원에서 올해 4조4천억원, 2024년 4조7천억원, 2025년 4조9천억원, 2026년 5조1천억원, 2027년 5조1천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한전이 부담할 이자만 24조원 수준이다. 매일 131억원씩 이자를 내야 하는 셈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