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직장인 절반 이상이 직장에서 '아줌마'나 '아가씨' 등의 호칭을 들어본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일터에서 성차별적 경험 등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전체 응답자의 31.3%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특정 성별을 지칭하는 부적절한 호칭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같이 답한 비율은 여성(55.9%)이 남성(12.4%)보다, 비정규직 여성(60.3%)이 정규직 여성(50.7%)보다 많았다.
임금 수준에 따른 차이도 컸다.
월 500만원 이상 받는 직장인의 16.4%가 성별에 따른 부적절한 호칭을 들었다고 답했다. 300만∼500만원 22.6%, 150∼300만원 38.4%, 150만원 46.2% 등 임금이 적을수록 '아줌마'나 '아저씨' 등으로 불린 경우가 많았다.
일터에서 외모를 지적당했다는 응답 비율도 여성(28.7%)이 남성(10.1%)의 3배에 가까웠다. 연애와 결혼·출산 관련 질문 역시 여성(26.9%)이 남성(13.5%) 많이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A씨는 "사장이 결혼을 앞뒀거나 기혼인 여직원에 자녀계획을 묻거나 피임 여부를 물으며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직장갑질119에 제보했다.
일터에서 원치 않은 구애를 당했다고 응답한 여성이 11.0%, 구애를 거절하자 일터에서 불리한 처우를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1%였다. 비정규직 여성의 14.7%가 원치 않는 구애를 받았다고 응답해 정규직 남성(2.5%)의 6배에 육박했다.
전체 응답자의 48.2%는 일터 성범죄 피해자를 회사가 보호해주지 못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직장인 여성 83.7%는 한국 사회가 여성이나 성소수자 등 약자에게 안전한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