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화 강세 속에 지난해처럼 연말로 갈수록 원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0일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스티븐 추 전략가는 4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치로 1,210∼1,358원을 제시했다.
BI의 원·달러 환율 전망은 2분기 1,240∼1,400원이었고 3분기 1,257∼1,358원이었는데, 4분기에는 전망치 하단을 더욱 낮춘 것이다.
지난해 9월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115에 근접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고공 행진한 바 있다.이후 하락세를 그리면서 9월 28일 연고점(1,439.9원)에서 연말 종가는 1,264.5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1,300원대로 올라온 상태다.
추 전략가는 지난해 4분기에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덕분에 원화 가치가 달러 대비 오른 것은 물론 아시아 지역 통화 가운데 가장 선방했다면서, 원화 강세론자들이 올해 4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초와 달리 현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경로에 대한 전망이 시장 가격에 좀 더 적절히 반영되어 있으며, 연준이 내년 중 언제 처음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인지가 시장의 주요 관심사라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 전 세계 기술주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테크기업들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만큼 이 역시도 원화 강세 요인이라고 봤다.
지난해 4분기에도 한국 주식 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 덕분에 원화 가치가 상승한 바 있으며, 올해도 지난해와 유사한 투자 흐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침체나 금융위기가 없을 경우 크리스마스 등 미국의 쇼핑 시즌을 맞아 수출이 늘어나고 새해를 앞두고 위험 선호 심리가 커지는 경향이 있는 만큼, 통상적으로 4분기에는 원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한편 추 전략가는 중단기 환율 전망과 관련, 향후 5년간 국민연금공단이 국내 투자 자금을 해외 주식·채권으로 재할당하도록 위임받았고 이 과정에서 895억 달러(약 119조원)가량의 외환 수요가 있는 만큼 이는 원화 매도 압력이라고 봤다. 이어 장기적으로 원화 지위 강화를 위해서는 외환시장 개혁 등 원화 국제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