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전략폭격기 위에 자동차 타이어 수십 개가 올려진 모습이 포착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위성사진 업체 맥사테크놀러지는 러시아 남부 사라토프주 옌겔스 공군기지를 촬영한 위성 사진을 최근 공개했다.
지난 1일 촬영됐다는 이 사진에는 기지에 배치된 러시아 전략 폭격기 투폴레프(Tu)-95 두 대의 동체와 날개 위에 검은색 타이어 수십 개가 올려진 모습이 담겼다.
CNN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피하기 위해 폭격기 위에 타이어를 얹어놓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
임시방편이기는 하지만 야간에는 가시성을 떨어뜨려 공격 성공률을 떨어뜨릴 수 있고, 공중에서 폭발이 있을 경우 파편이 튀어 기체를 훼손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관계자는 타이어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드론으로부터 기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어떤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드론 제조업체 원웨이에어로스페이스의 공동설립자인 프란시스코 세라 마틴스는 타이어를 두른 것에 대해 "비행장에 있는 전략 항공 자산의 열 신호를 줄일 수는 있지만 여전히 적외선 카메라에 잡힐 것"이라며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봤다.
항공기와 선박을 추적·연구하는 컨설턴트인 스테판 왓킨스도 "그들은 비행기를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시도를 하는 것 같다"며 "(타이어의 보호 효과가) 제대로 작동할지는 미사일이나 드론에 탑재된 탄두가 무엇이냐에 달렸다"고 짚었다.
옌겔스 공군기지는 Tu-95, Tu-160 등 핵폭탄 탑재가 가능한 전략폭격기가 배치된 거점 군사시설로, 지난해 12월 두차례 드론 공격을 받아 폭격기와 차량 등이 피해를 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최근 상대국 기반 시설을 겨냥한 드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X 계정 Tatarigami_UA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