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연루설까지…강남 롤스로이스男 구속기소

입력 2023-09-06 12:24


약물에 취한 채 차를 몰다가 행인을 치어 뇌사에 빠뜨린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등 혐의로 신모(27)씨를 구속기소했다.

신씨는 지난달 2일 오후 8시1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뇌사 상태에 빠트리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당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시술을 빙자해 인근 성형외과에서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두 차례 투약하고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사고 후 행인들이 피해자를 구조하려 할 때도 차량에서 휴대전화를 만지고 건물 잔해물만 일부 치우다가 사고 6분 뒤 피해자를 그대로 둔 채 사고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자신이 방문한 성형외과에 피해자 구조를 요청하려 사고 현장을 잠시 떠났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신씨가 병원 측과 약물 투약 관련 말 맞추기를 하려 현장을 떠난 것으로 파악했다.

신씨는 사고 당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가 이튿날 석방됐는데,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케타민을 포함해 모두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 신씨는 모두 의료 목적으로 처방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사고 9일 뒤인 지난달 9일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신씨는 이틀 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구속됐다.

검찰은 송치 후 신씨의 주거지·구치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 및 계좌·통화내역 분석 등을 통해 신씨의 병원 결제내역 조작 시도, 휴대전화 폐기 등 증거인멸 정황을 발견했다.

검찰은 일각에서 제기된 신씨와 '조폭 또래모임' 사이 연관성과 자금원 출처 등 여죄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예정이다.

검찰은 앞서 신씨의 주거지에서 1억원이 넘는 현금을 발견했다. 20·30대가 주축이 된 조직폭력 모임에서 활동하며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다수의 불법 사업을 한 정황도 파악했다.

신씨에게서 검출된 케타민, 프로포폴,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마약류 상습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선 경찰이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신씨는 과거 두 차례 마약 전력이 있다.

검찰은 "극심한 피해를 당한 피해자와 가족에게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공소유지 및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